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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당하는 그들...'2030 여성'은 정부사칭, '4050'은 대출빙자

 금융당국이 뛰면 사기범은 날았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방지 노력에 올 상반기 대포통장 발생과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줄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을 활용한 새로운 수법이 도입됐고, 보이스피싱 피해액 규모는 커졌다.
 

금감원, 상반기 대포통장ㆍ보이스피싱 분석
대포통장 발생 건수 줄었지만 2금융권서 증가
단속 강화되자 비트코인 요구하는 신종 수법
보이스피싱도 건수 줄었지만 피해액은 늘어
정부기관 사칭형 줄고 대출빙자형 늘어난 탓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대포통장 발생 건수는 월평균 3497건으로 나타났다.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은행들이 통장 발행을 꼼꼼하게 하면서 월평균 건수는 2015년 4775건, 2016년 3885건 등으로 감소 추세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특히 은행 및 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신규 계좌 개설 심사 및 의심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에 힘입어 월평균 대포통장 발생 건수가 작년과 비교해 각각 12.7%, 13.1% 줄었다. 다만 기존 대포통장 수요가 상대적으로 심사가 느슨한 새마을금고나 우체국으로 몰리면서, 이들 금융회사에서는 대포통장 건수가 각각 7.1%, 10.9% 증가했다.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사기범들은 피해금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받는 사례도 생겨났다. 사기범들은 각종 대출 수수료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살 것을 요구한다. 일부 비트코인 거래소는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선불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사면 사기범들은 선불카드를 실제 샀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영수증을 찍어 보내달라고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영수증만 찍어 보내면 되니 의심 없이 사기범이 시키는 대로 한다. 선불카드 실물은 자신이 들고 있기 때문에 설사 사기라고 해도 피해는 입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수증에 찍힌 핀 번호가 사실은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비밀번호다. 사기범은 영수증에 기재된 핀 번호를 이용해 해당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꾼 뒤 잠적해 버린다.
 
김범수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과거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를 현금화하는 수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피해자들이 속지 않자 비교적 생소한 비트코인을 쓰는 방식으로 수법이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도 월평균 3674건으로 지난해(월평균 3827건)보다 4% 줄었다. 피해예방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덕에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햇살론 등 저금리 정부지원자금 대출로 전환해 주겠다고 유도하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는 월평균 피해액수가 112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123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빙자형의 경우 발신번호를 바꿔 수천 개의 전화번호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오토콜 시스템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 피해자를 물색한다. 다른 정상적인 대출모집인의 전화 영업 방식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라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법이 정교화ㆍ지능화된 탓에 전체 보이스피싱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42.7%에서 2016년 69.9%, 올 상반기에는 71.3%까지 증가했다.
 
유형별 피해자를 보면, 정부기관 사칭형은 주로 20~30대 여성이 범죄의 타깃이 됐다. 해당 유형 전체 피해자 수의 51.9%를 차지한다. 사회 초년생으로 사기에 대한 경험이 적고, 보통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진출이 빨라 목돈을 모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반면, 대출빙자형의 경우 주로 40ㆍ50대가 피해를 당했다. 남녀를 합산해 전체 피해자의 60.7%에 이른다. 이 연령대가 가장 대출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출빙자형 피해가 늘어난 탓에 건당 피해 규모 또한 증가했다. 기존에는 수수료를 떼먹는 수법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 주는데 그러려면 기존 대출금의 상환이 필요하니 해당 계좌(대포통장)로 돈을 입금하라는 식의 수법으로 진화했다.
 
게다가 통장을 양도한 후에 금전적인 피해까지 당하는, 곧 대포통장과 보이스피싱의 이중 피해자가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류회사를 사칭하며 회사의 매출을 줄여 세금을 절감할 목적이라고 주장, 통장을 빌려주면 월 최대 6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무차별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남긴다. 이를 보고 혹한 A가 통장을 빌려준다. 그러면 그 (대포)통장을 B를 보이스피싱으로 낚아 챙긴 범죄 수익을 은닉하는 계좌로 활용한다. B가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A의 계좌를 지급정지한다. 그러면 사기범은 다시 A에게 접근, 지급정지를 해제시켜주겠다며 또 수수료를 받아챙기는 식이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지급기(ATM)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경우 은행들이 문답 방식으로 예금 지급 목적을 확인하는 ‘예금지급 문진표’ 제도를 다음달 도입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대출 목적으로(혹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이체(출금)를 요청받았습니까?’ 등의 질문에 고객이 직접 답변(Yes/No)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김범수 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대출상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전문진제도를, 지난 6월부터는 대출승인시 대출금 상환계좌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그래도 보이스피싱이 근절되지 않고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경우엔 즉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대국민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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