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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은 국민 아닌가, 세금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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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문제가 다시 사회적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문제는 1968년 당시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목사·신부 등 성직자는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과세의지를 밝히면서 공론화가 시작됐다. 이후 1992년 종교계 내부의 논의, 2006년 시민사회의 논의 등이 진행됐지만 정리가 되지 못했고, 2012년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한 번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사회적 논란거리가 된 바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서는 관행상 과세권을 명확하게 행사하지 않고 있었다’는 기획재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종교인 전체가 마치 탈세의 온상인 것처럼 여겨졌다. 납세의무에 동참하고 있던 많은 종교인들에게는 상처가 됐고 시민사회에는 비판의 대상이 돼 사회통합에 지장을 초래했다.
 
이렇듯 많은 진통 끝에 드디어 현행법에 따라 2018년부터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를 실시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봤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2년간 유예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인해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됐고 급기야 법안이 발의되고 말았다. 이에 편승해 여론에 밀려 있던 일부 종교인들이 다시 조직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으며, 선거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고려하는 정치권이 또다시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일찍이 종교인(목회자) 납세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2012년 2월 23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교회의 재정과 목회자의 세금납부’라는 주제로 연구발표회를 진행하고, “종교인(목회자)은 하나님의 종이면서 또한 국가 구성원의 일원이고,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기에, 초대 한국교회가 애국정신을 갖고 모범적인 삶을 산 것처럼 현시점에서 목회자의 납세를 감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초기 한국교회의 성장에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 크게 자리하고 있으며, 종교인 납세는 변화돼 가는 사회 속에서 새롭게 요청되는 교회의 책무로서 이를 감당함은 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회통합에 봉사해야 함이 종교인의 책무라고 볼 때 납세의 의무를 감당하는 것은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바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꾸준한 연구와 논의를 통해 교회재정 투명성 제고의 차원에서 종교인 납세문제를 검토해, 이제까지 교회협의 방침이었던 종교인 납세에 대한 찬성의견을 재확인하고 종교인 납세가 교회재정의 투명성 제고에 부합하는 일임을 확인했다.
 
한국의 경제 규모는 짧은 시간에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한국교회의 재정규모 또한 놀랄 만큼 확대됐다. 사회의 경우 확대된 경제 규모에 따라 그 재정 운용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 또한 날로 높아져 왔다. 이제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일반 사회를 넘어서 비영리 기관을 비롯한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됐다.
 
지속가능한 사회건설과 그를 위한 사회통합에 기여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종교로서,  또한 하나님 정의, 평화, 생명의 실현이라는 선교의 의무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로서 교회는 재정의 투명한 운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의무를 현장에서 수행해 가야 할 소명인으로서 목회자는 교회재정 투명성 제고의 첫걸음으로 납세 의무를 감당해야 한다. 이는 분명 교회 행정과 재정 운영에 발전적 시스템 운영으로 이어져, 한국교회의 발전과 나아가 한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국민의 90%가 넘는 압도적인 숫자가 ‘종교인 과세’에 찬성입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76% 이상의 국민이 가능한 빨리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회는 더 이상 ‘성과 속’의 구분이라는 기계적 사고에 갇혀 있는 종교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종교인 소득에 대해 전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는 국가는 현재 한국이 유일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으로서 종교인 또한 납세의 의무를 가진다. 당국은 종교인 과세를 더 이상 사회적 논란거리로 만들지 말고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의회는 정치적 손익을 계산하지 말고 법과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과 속의 구분이라는 규범적 사고에 국한해 종교인의 권위를 지키려 한다면 이는 진정한 사회의 인정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납세의 의무, 종교인도 예외일 수 없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희(NCCK)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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