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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_this week] 가장 뜨는 패션 브랜드? 바로 그 이케아

'이케아 스타일?' 지난 4월 이후 이케아 쇼핑백이 다양하게 패러디 되면서 패션계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ikeaclothes]

'이케아 스타일?' 지난 4월 이후 이케아 쇼핑백이 다양하게 패러디 되면서 패션계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ikeaclothes]

'대체 이런 옷을 어떻게 입어?'라는 말이 저절로 툭 튀어 나올 만큼 난감한 패션이 요즘 트렌드다. 그런데 8월 15일 들려온 소식은 좀 더 황당하다.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파는 러그(깔개)가 미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 극 중 의상이었다는 것이다.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7시즌 의상을 맡은 미셸 클랩턴이 2016년 한 강연에서 밝힌 내용이 뒤늦게 공개됐다. 그는 "작품 속 존 스노우(키트 해링턴 분)와 북쪽 군사들(나이트 워치)이 입고 다니는 두꺼운 털 망토는 이케아의 79달러(9만원)짜리 양모 러그"라면서 "의상팀이 러그를 자르고 염색하고 가죽끈을 달아 일부러 낡아 보이도록 리폼했다"고 말했다. 클랩턴은 작품의 1~5시즌 의상을 맡아 에미상에서만 3번의 의상상을 받은 베테랑. 게다가 '왕좌의 게임'은 편당 제작비가 1000만달러(115억)에 달하는 대작이다.  

79달러짜리 러그를 미드 '왕좌의 게임' 의상으로
럭셔리 브랜드 쇼퍼백 패러디 이어 또다시 화제
생산보다 재조합이 이 시대 창의력임을 입증

이케아는 직원들이 러그를 망토처럼 스타일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IKEA]

이케아는 직원들이 러그를 망토처럼 스타일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IKEA]

리폼한 이케아 러그를 두른 '왕좌의 게임'의 키트 해링턴. [사진 '왕좌의 게임' 페이스북]

리폼한 이케아 러그를 두른 '왕좌의 게임'의 키트 해링턴. [사진 '왕좌의 게임' 페이스북]

이케아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왕좌의 게임' 속 러그. [사진 IKEA]

이케아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왕좌의 게임' 속 러그. [사진 IKEA]

러그를 쓴 제작진도 제작진이지만 더 흥미로운 건 이케아의 반응이다. 브랜드 측은 해당 러그로 '왕좌의 게임' 망토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방법을 공개했다. 먼저 덮개 가운데에 머리가 들어갈 구멍을 잘라내고 뒤집어쓰면 된다는 걸 그림으로 보여줬다. 실제로 변형한 러그를 입고 찍은 사진이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 잇따라 나오는 중이다.  
이케아는 드라마처럼 러그를 망토처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그림으로 알려줬다. [사진 IKEA]

이케아는 드라마처럼 러그를 망토처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그림으로 알려줬다. [사진 IKEA]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이케아 러그 스타일'. [사진 @pinterpetra_]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이케아 러그 스타일'. [사진 @pinterpetra_]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이케아는 2017년 패션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패션업계 안팎에서 한바탕 화제 몰이를 했다. 실마리는 발렌시아가가 2017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이케아의 프락타(Frakta) 쇼퍼백과 흡사한 2145달러(244만원)짜리 ‘아레나 백’을 선보인 데서 출발했다. 폴리 프로필렌 소재를 가죽으로 바꾸고 로고를 없앴지만, 컬러나 모양은 영락없는 쌍둥이였다. 이후 한 업체가 프락타를 리폼한 야구모자를 판 것을 시작으로 이후 세계 곳곳에서 '프락타 패러디'가 벌어졌다. 인스타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을 프락타로 만들 것같은 기세로 지갑·속옷·마스크·시계줄·백팩 등이 등장했다. '이케아를 걸쳐야 패션 피플'인가 싶을 정도였다.  
SNS에 올라온 발렌시아가의 242만원짜리 '아레나 초대형 쇼핑용 토드백'과 이케아가 만든 99센트(1000원)짜리'장바구니' 비교사진. [사진 SNS캡쳐]

SNS에 올라온 발렌시아가의 242만원짜리 '아레나 초대형 쇼핑용 토드백'과 이케아가 만든 99센트(1000원)짜리'장바구니' 비교사진. [사진 SNS캡쳐]

사용자가 만들어 올린 이케아 로고 박힌 시계 끈.[사진 @ikeaclothes]

사용자가 만들어 올린 이케아 로고 박힌 시계 끈.[사진 @ikeaclothes]

어떤 사용자는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운동화에 이케아 디자인을 조합했다.[사진 @ikeaclothes]

어떤 사용자는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운동화에 이케아 디자인을 조합했다.[사진 @ikeaclothes]

VR 기기 커버를 이케아 쇼퍼백으로 만든 이용자.[사진 @ikeaclothes]

VR 기기 커버를 이케아 쇼퍼백으로 만든 이용자.[사진 @ikeaclothes]

이케아 가방으로 화려한 드레스를 만들었다.[사진 @ikeaclothes]

이케아 가방으로 화려한 드레스를 만들었다.[사진 @ikeaclothes]

한때 반짝하고 끝난 붐이 아니라 열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개인을 넘어 전문가와 업체까지 뛰어들었다. 독일 축구용품 브랜드 후코하에라(Fokohaela)는 프락타에서 영감 받은 경기 유니폼을 7월에 출시했고(물론 소재는 폴리에스테르로 바꿨다!), 아이슬란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인크로(INKLAW)는 이번 시즌 점퍼·바지·재킷으로 변형시킨 디자인을 선보였다.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와 디자이너 브랜드 오프화이트는 아예 이케아와 협업해, 2019년 관련 제품을 론칭한다. 이쯤되자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올해 최고의 패션 브랜드"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독일 축구용품 브랜드 '푸코하에라'가 만든 유니폼. [사진 푸코하에라]

독일 축구용품 브랜드 '푸코하에라'가 만든 유니폼. [사진 푸코하에라]

아이슬란드 패션 브랜드 '인크로'가 만든 점퍼와 티셔츠.[사진 아이슬란드 모니터]

아이슬란드 패션 브랜드 '인크로'가 만든 점퍼와 티셔츠.[사진 아이슬란드 모니터]

잇따르는 이케아의 흥행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봐야 할까. 지금껏 새삼스러울 것 없던 장바구니·러그가 갑자기 왜 주목 받을까. 전문가들이 꼽는 건 '재미'와 '대중 참여'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트렌드 분석기관인 트렌드 506 이정민 대표는 "패션과 전혀 연결되지 않던 값싼 아이템들이 럭셔리 브랜드와 세계적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그 자체가 반전의 흥미를 준다"고 말한다. 더구나 대상 자체가 익숙하고 가격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주효했다. 마치 2014년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기부 유도를 위해 얼음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뒤집어 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화제됐던 것과 비슷하다.  
작은 이케아 타월을 이어 붙여 만든 커튼. [사진 livelaughrowe.com]

작은 이케아 타월을 이어 붙여 만든 커튼. [사진 livelaughrowe.com]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부는 DIY 바람도 한 몫 했다. 과거의 DIY가 절약에 목적을 둔 행위였다면 지금의 DIY는 성취감에 비중을 둔다. 제아무리 신제품이라고 해도 새로울 게 없는 시대에 기존의 것을 재조합 하는 행위 자체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린다는 이야기다. 럭셔리 브랜드의 개인 맞춤 서비스, 셀프 인테리어, 동서양 퓨전 레시피 등이 모두 그런 변화에 맞춘 트렌드다. 이케아 역시 스툴 의자를 분해해 책장이나 어린이 자전거로 만들고, 작은 타월을 이어붙여 커튼을 완성하는 '이케아 해킹'이 이미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이케아의 나무 스툴 두 개를 리폼해 만든 어린이 자전거. [중앙포토]

이케아의 나무 스툴 두 개를 리폼해 만든 어린이 자전거. [중앙포토]

여기까지가 외부적 요인이라면 이케아의 디자인에 대한 오픈 마인드는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엄격한 저작권법으로 공유를 가로막기보다 일정 조건 아래 자유롭게 재창작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득"이라 주장하는 네덜란드 책『오픈 디자인』의 본보기라 할 만하다. 실제로 이케아는 발렌시아가의 프락타백 모방 논란에 대해 여유로운 태도를 취했다. 이케아의 수석 디자이너 마커스 엥그맨은 패션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에서 흔한 샘플링(일부 소절을 따서 리메이크하는 것)이 패션과 인테리어에서도 중요하다"면서 "이케아의 상징이 쇼퍼백이라는 걸 감지한 디자이너(뎀나 바잘리아)의 능력은 물론 각종 패러디들은 왜 이 쇼퍼백이 우리 곁에 있을 수밖에 없는가를 알려준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생산자의 시대에서 사용자의 시대임을 보여주는 한 마디 아닐까.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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