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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입학금 폐지하는 국공립대, 망설이는 사립대

17일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총회에서 전국 4년제 국공립대 41곳이 신입생으로부터 걷던 입학금을 폐지키로 했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총회에서 전국 4년제 국공립대 41곳이 신입생으로부터 걷던 입학금을 폐지키로 했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4년제 국공립대들이 신입생으로부터 걷던 입학금을 내년부터 폐지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입학금 폐지를 받아들인 것이다. 국공립대들은 대신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41개 국공립대 총장들의 협의체인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지적했던 입학 전형료 인하도 다음 달 수시모집부터 적용키로 했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은 “학생 수가 줄고 등록금을 8년간 동결해 대학도 사정이 어렵지만,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공립대가 솔선수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엔 경북대·부산대·충북대·전남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 10곳, 군산대·금오공대·부경대 등 19곳, 서울교대 등 교육대학 10곳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다만 일부 대학은 등록금심의회 등 내부 협의 과정에 따라 입학금 폐지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공립대 총장들은 입학금 폐지의 ‘반대급부’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총회 직후 이어진 교육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협의회측은 학생 장학금 지급 비율 조정과 재정 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장학금 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학교에 내는 비용이 변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신 국공립대 지원 확대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연내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공립대들이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건 사립대와 달리 학교 재정 수입에서 입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공립대 41개곳의 입학금 수입(2015년)은 총 151억원으로, 한 곳당 3억~4억원 정도다. 전체 세입의 0.4%정도에 그친다.
 
지역 국립대의 한 기획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립대 네트워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정부가 국립대가 포기하는 입학금 보다 훨씬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공립대의 ‘공동 선언’에 따라 입학금 폐지에 미온적이던 사립대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사립대 기획처장들이 참여하는 ‘입학금 폐지 전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각 대학들이 걷는 입학금의 용처와 산정 기준 등에 대한 실태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신미경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대학이 입학금과 수업료를 모두 ‘등록금 회계’로 처리해 입학금을 정확히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어렵다.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립대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사립대들의 평균 입학금(67만8000원)은 국공립대(14만3000원)의 5배에 이른다. 동국대(102만4000원)·한국외대(99만8000원)·고려대(99만6600원)·홍익대(99만6000원) 등 서울 소재 사립대는 대개 90만원이 넘는다. 사립대의 입학금 총액은 세입액의 2.1%에 이른다.
 
서울 사립대의 한 기획처장은 “입학금이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립대의 재정엔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입학금을 폐지하면 학교 재정이 큰 타격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역 사립대의 부총장은“국공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정부 공약에서 특별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를 따라야할 지 의문”이라면서도 “하지만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등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할 것 같아 난감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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