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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1970년대에 갇힌 자동차 세금

손해용 산업부 기자

손해용 산업부 기자

 한국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남다르다. 세금도 그렇다. 지난해 거둬들인 세금 가운데 14.1%인 40조6769억원이 자동차를 사서 보유하고 운행하면서 낸 세금이다. 사상 최대다. 자동차 운행 대수를 고려하면 한 대당 평균 187만원을 세금으로 낸 셈이다.
 
자동차엔 모두 11개의 세금이 붙는다. 자동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ㆍ부가가치세를 내고, 차량을 등록하면서 등록ㆍ취득세를 납부한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매년 6월ㆍ12월에는 자동차세를 내야 한다. 도로를 달리면서 유류개소세ㆍ주행세ㆍ부가세를 부담한다. 여기에 자동차와 무관한 교육세가 개소세ㆍ자동차세ㆍ유류개소세에 얹혀져 있다. 미국ㆍ독일ㆍ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이런 세목이 4종류로 단순하다. 이 때문의 자동차 관련 우리 국민의 세 부담이 독일의 1.6배, 미국의 5배에 달한다.
 
이 세제는 1970년대 말 기본 틀이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 부담이 과중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일부 개정이 있었지만 큰 틀은 그대로다. 자동차는 현재 가구당 한 대 이상으로 흔한데도 사치품에나 붙는 개소세 대상으로 묶여 있다. 자동차세는 차량 가격이 아닌 배기량을 기준으로 매기다 보니 가격이 비싼 수입차 소유자가 되레 세금을 적게 내는 조세 역진 현상도 벌어진다. 
 
이런 세제는 자동차 산업 전체에도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기업의 연구·개발 및 투자 재원을 빼간다는 점에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내수 판매를 위축시켜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세제는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관련 세금을 줄이자는 주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다. 에너지 절약과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해 무거운 세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조세 저항 없이 세수를 충당할 수 있는 자동차 세제를 손질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들다.
자동차세3

자동차세3

  
하지만 자동차가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한참 지났다. 생계형으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서민들은 높은 유류세로 고통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 보복, 노조 파업 등 에 시달리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이제 복잡한 자동차 관련 세금 항목을 간소화하고 과중한 조세 부담을 바로잡는 논의가 본격화되야 한다. 다행히 조세 형평성에 위배되는 자동차세와 시대에 맞지 않는 개소세는 국회에서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고, 그것이 곧 민생과 경제를 위한 행보다.
 
손해용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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