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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이용자 위해 지하철 환승지도 제작 … 교통 약자 ‘도우미’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
휠체어 눈 높이의 안내지도를 만드는 협동 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휠체어 눈 높이의 안내지도를 만드는 협동 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협동조합 ‘무의’는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환승 안내지도를 만드는 단체다.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꿈꾸며 2015년 발족했다. ‘무의’를 만들어 사업을 이끌고 있는 홍윤희(44·이베이코리아 홍보팀장) 이사장은 “‘무의’가 만드는 지도가 무의미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 노약자와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특별한 지도를 참고하지 않고 표지판만 봐도 누구나 쉽게 환승방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가 갖춰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에서 16년째 마케팅·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홍 이사장은 딸(11)을 키우며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눈을 떴다. 소아암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는 딸이 자유롭게 세상을 다니도록 해주고 싶어서다.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하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건대입구역과 노원역처럼 아예 역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야 되는 곳도 여럿이고요. 실제 휠체어 이용자가 아니면 그 경로를 모르죠. 심지어 역무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지하철을 갈아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몇 호차 몇 번 문에서 내리는 게 편리한지, 또 엘리베이터에선 몇 층에서 내려 또 어떤 경로로 다음 승강장까지 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가 부실했다. 결국 휠체어를 탄 채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적으로 알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홍 이사장은 “편리한 지하철 이용법을 안내하는 앱이 그렇게 많은데도 장애인을 위한 정보는 없더라”면서 “내가 직접 만들어 역마다 휠체어 이용자용 안내문을 붙여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내문 제작 비용을 모으기 위해 2015년 9월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에 글 연재를 시작했다. 석 달 만에 600여만원이 모였다. 하지만 안내문은 만들지 못했다. 개인적인 안내문 부착은 불법이란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동안 난관에 빠졌던 홍 이사장의 구상은 어느 독서모임에서 김남형(광고·브랜드디자인과) 계원예술대 교수를 만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김 교수는 휠체어 이용자용 지하철 환승 안내 지도를 학생들의 졸업 프로젝트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해 7∼9월 4명의 계원예대 학생이 환승 경로가 복잡한 14개 지하철역을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환승 경로 정보를 모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지도로 만들어 올 2월 ‘무의’ 인터넷 홈페이지(www.wearemuui.com)에 공개했다.지도는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다. 올 3월엔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료 수집과 지도 디자인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40개 역의 환승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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