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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 퇴치를 위해 약을 썼을 뿐인데 참담합니다.” 철원 살충제 계란 농가 주인의 하소연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지현농장 케이지 안에서 있는 닭과 계란. 박진호 기자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지현농장 케이지 안에서 있는 닭과 계란. 박진호 기자

 
“진드기 퇴치를 위해 약을 썼을 뿐인데….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었는지 몰랐어요. 참담합니다.”

철원 지현농장 주인 6월 말 닭 진드기 없애려 약 뿌려
해당 약 경기도 포천의 한 동물약품점에서 구매한 것
피프로닐 초과 검출에 참담, 금지 약물인지 몰랐다
철원군 농장에 있는 계란 1만8000개 전량 폐기하기로

16일 오후 2시 30분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지현농장 앞. 농장주인 이모(52·여)씨가 마스크를 쓴 채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플라스틱 팔레트로 막아놓은 출입구를 넘어 농장으로 들어가자 이씨는 “올해 더위가 심해 닭에 진드기가 많이 생겨 애를 먹었다”면서 “지난 6월 말쯤 경기도 포천의 한 동물약품 업체에서 20L가 들어 있는 약을 사다가 물에 희석해 농장에 한 차례 뿌렸다”고 말했다.
출입구를 막아놓은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박진호 기자

출입구를 막아놓은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박진호 기자

 
 
지현농장은 전국의 산란계 사육농가 살충제 전수조사 1차 결과에서 피프로닐이 0.056㎎/㎏ 검출됐다. 이는 국제 기준인 코덱스 기준치(0.02㎎/㎏)를 초과한 것이다.  
농장 안을 들여다보자 4만 마리의 닭이 케이지 밖으로 고개를 내린 채 모이를 쪼고 있었다. 케이지 아래에는 피프로닐 검출로 수거하지 못한 계란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틀간 쌓인 계란 양만 1만8000여개에 이른다.
 
이씨는 하루에 몇 개의 계란이 생산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은 산란율이 안 높아 하루 9000개가량의 알이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지난 6월 말에 살충제를 뿌린 것을 고려할 때 최소 45만개가량의 계란이 시중에 유통된 셈이다.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내부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내부 모습. 박진호 기자

 
더욱이 이씨의 농장은 2012년 12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무항생제 농가로 인증받았다.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농가는 항생제를 투약하지 않고 규정된 약제만 사용해 계란을 생산해야 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을 뿌린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된다. 법률적인 부분을 검토한 뒤에 친환경 인증 취소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원군은 현재 일련번호가 ‘09지현’으로 표기된 이씨의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의 유통경로를 파악 중으로 전량 회수해서 폐기할 계획이다.
이씨는 “성분을 모르고 썼더라도 계란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AI 때문에 닭을 입식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었었는데 이번 일까지 터져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출입구를 막아놓은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박진호 기자

출입구를 막아놓은 강원도 철원군 지현농장. 박진호 기자

 
현재 강원도 내에는 15개 시·군 92개 산란계농장에서 382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중 55개 농장 321만마리가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현재 친환경 인증 농장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나머지 37개 농장 61만마리는 도가 자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도는 17일까지 산란계농장 시료 채취와 검사를 완료한 뒤 검사 결과 이상 없는 농가는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철원=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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