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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성희롱' 피해 여학생들이 가해 남학생들과 '한 강의실'서 수업 받게 된 까닭

남학생들이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하대 게시판에는 지난 8일 '의대 남학우 9인의 성폭력을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연합뉴스]

남학생들이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하대 게시판에는 지난 8일 '의대 남학우 9인의 성폭력을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연합뉴스]

인하대 의과대에서 벌어진 집단 성희롱 사건의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이 같은 강의실에서 함께 2학기 수업을 듣게 돼 피해자 신원 노출 등 2차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과 1학년 학생들의 2학기 첫 수업을 지난 14일 시작한 의과대는 16일에도 남녀 학생이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이 같은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게 된 이유는 법원의 결정과 연관이 있다.
 
인하대 의예과 15∼16학번 남학생 21명은 지난해 3∼5월 학교 인근 식당과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거론하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들은 대학 1~2학년이던 지난해 3~5월 사이 술자리에서 같은 학과 특정 여학생의 이름을 거론하며 "'스나마('그나마 성관계를 하고 싶은 사람 말해봐'를 묻는 말)'를 골라봐라" "걔는 얼굴은 별로니까 봉지 씌워놓고 (성관계를) 하면 되겠네" "걔는 지금 당장 불러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사람"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월 학교 성평등상담실에 신고됐다.  
인하대 본관 전경.

인하대 본관 전경.

학교 측은 신고 접수 후 진상조사를 벌여 지난달 가해 남학생 21명에 대해 무기정학 5명, 유기정학 6명, 근신 2명, 사회봉사 8명의 징계를 내렸다. A(22)씨 등 중징계에 반발한 7명은 징계가 지나치다며 지난달 인천지법에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지법 민사21부는 11일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A씨 등 인하대 의예과 남학생 7명에 대한 징계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징계무효소송을 제기한 만큼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날 때까지 징계처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고, 올해 2학기 수강신청과 교과목 수강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학교 측에 명령했다. 의과대 커리큘럼이 1년 단위라 올해 2학기 수업을 듣지 못하면 내년 1학기까지 수업을 들을 수 없어 불이익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징계조치의 효력을 일단 정지시킨 상태에서 '징계처분이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는 가해 남학생들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학생들은 징계 취소 결론이 날 때까지 2학기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가해 남학생들이 의과대 본과 수업을 듣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학교 측은 노출을 우려한 피해 여학생들의 반발에도 뾰족한 수가 없어 강의실 맨 앞줄과 둘째 줄에 여학생들이 앉고, 남학생들이 그 뒤에 앉게 하는 좌석 배치 방식을 택했다. 
 
앞서 지난 12일 의예과 전원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피해 여학생 모두가 창가 마지막 분단에 앉게 하는 좌석 배치도를 공개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여학생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좌석만 분리해 수업을 받는다면 피해자가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며 항의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의 좌석을 앞뒤로 구분해 수업하는 방식을 다시 제시했다.
 
본과 1학년 여학생들은 2학기 첫 수업 후 교수 면담을 했다. 피해 여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이 학교법인 이사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말도록 법원에 탄원도 냈는데, 결국 한 강의실에서 가해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게 됐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과대 측은 커리큘럼 특성상 분리수업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피해 여학생들에게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 수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계속 수업을 들을 경우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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