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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카카오뱅크 돌풍 … 깊어가는 은행들의 고민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

최근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카카오뱅크에 대한 소비자의 폭발적 반응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업무를 지점을 찾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비(非)대면거래 전용 플랫폼이다. 출범 13일째를 맞은 15일까지 계좌개설수가 203만 개를 넘었다. 일부 은행이 모바일뱅크 앱 설치 회원을 동일 규모로 확보하는 데 9년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해 보면 놀라운 속도다.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한 은행이 700만 명 수준인데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카카오뱅크가 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참가자들이 잠재적 고객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가입자에게 공짜로 제공하는 등 카카오톡 고객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 사용자 간 정서적 유대를 강조하는 것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이다. 과거에는 서울광장, 로마의 스페인 광장 등 도심 한가운데가 대표적인 만남 장소였지만 오늘날에는 기술 발달로 온라인상에 수많은 만남의 광장, 즉 플랫폼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네이버 등이 대표적 예다.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성공사례는 이미 애플이 보여줬다. 애플은 아이튠스(음악), 앱스토어(제조) 등 분야별로 소프트웨어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는 다양한 플랫폼 운영자다. 애플은 외부 사람들이 아이폰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즉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까다로운 고객 수요마저도 만족시키는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서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되었다. 아이폰은 하드웨어 자체 경쟁력보다는 애플이 운영하는 플랫폼 생태계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기존 국내 은행들도 플랫폼 활용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음악, 게임, 쇼핑 등 비금융부문뿐만 아니라 금융영역에서도 P2P 대출,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등 주된 고객과의 접점이 온라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에서 인터넷뱅킹 거래 비중은 40.7% 수준에 이른다. 소비자 친화적 플랫폼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해 고객별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 금융경쟁력의 핵심이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기존 모바일뱅크 앱을 재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는 이유다. 그러나 자체 플랫폼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애플 사례처럼 개방성이 중요하다. 은행이 제공한 놀이터(플랫폼)에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 맞춤형 금융상품이 개발되고 판매될 수 있어야 한다. 개방성이 담보될 때 은행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 상품이 순발력 있게 제공될 수 있다. 다양한 거래가 누적됨에 따라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비금융부문 수요마저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이럴 때 소비자는 은행 플랫폼을 손안의 휴대은행으로 간주하며 변화무쌍한 시기에도 충성고객으로 남을 수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핀테크로 무장한 비금융회사가 다양한 은행 서비스로 진출함에 따라 2025년 글로벌 은행의 소매금융 이익이 분야별로 현 수준 대비 20∼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충성고객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이미 은행들이 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은행에 결제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 지급결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3자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유럽 상업은행은 이들과 고객 정보를 공유하면서 어떠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의 개방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가 온라인상에서 은행이 보유한 특정 서비스 기능 및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 은행의 디지털 전략 핵심은 개방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것이다.
 
개방적인 플랫폼 생태계 형성을 위해서는 플랫폼 관련 표준화된 규칙의 제정 및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고객인증, 정보공유 승인, 그리고 정보보안 이슈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국내 금융산업이 직면하는 주요 과제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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