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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각서 독립운동가 9명 … 일제가 기찻길 내며 반 토막 내

경북 안동시 법흥동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 전경. [연합뉴스]

경북 안동시 법흥동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 전경. [연합뉴스]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안동에 있는 고택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임청각은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 등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라며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흔아홉칸 저택이었던 임청각은 일제에 의해 반 토막 난 모습이 아직 그대로”라며 “이상룡 선생의 손자·손녀는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언급한 임청각은 어떤 곳인가.
 
15일 오후 찾은 경북 안동시 법흥동의 임청각.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나무와 흙으로 단단하게 지어진 조선시대 한옥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작은 마당만 6개가 있는 저택으로, 안채·사랑채·행랑채 등으로 가지런히 구분돼 있었다. 2000년부터 고택 체험시설로도 활용 중이다. 이날 자녀 둘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임청각을 찾은 오은석(47)씨는 “TV에서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듣고 바로 경기도 용인에서 안동으로 왔다”며 “비 온 뒤라서 그런지 고즈넉한 풍경이 멋지다”고 말했다.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인 임청각은 영남산을 등지고 낙동강이 앞에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다. 5289㎡ 부지에 지어진 임청각은 일제가 1942년 집 앞마당에 기찻길을 내는 바람에 더는 낙동강이 흐르는 풍경을 볼 순 없었지만, 여전히 70칸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저택이었다. 임청각의 김호태 관리인은 “일제강점기에 안동철도 관사로 사용되기도 했다”며 “일제 만행 없이 관리만 잘 됐다면 지금보다 더 웅장한 모습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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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각에는 석주 선생의 증손자 이항증(78)씨가 살고 있었다. 그의 방에는 지난해 5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은 임청각을 찾아 밥 한 끼를 먹고 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충절의 집에서 석주 이상룡 선생의 멸사봉공 애국애족정신을 새기며 임청각의 완전한 복원을 다짐합니다”라는 글을 써서 이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이 글을 액자에 담아 한쪽 벽에 걸어두었다. 이씨는 “현재 기찻길을 다른 쪽으로 내도록 공사 중인 걸로 안다”며 "2020년께가 되면 임청각이 예전 모습 그대로 복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청각은 조선 중기인 1519년에 지어졌다.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원의 여섯째 아들로 영산 현감이던 이증이 안동에 들어와 터를 잡았고 이후 이증의 셋째아들로 중종 때 형조좌랑을 역임한 이명이 임청각을 건축했다.
 
임청각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 공간으로 불리기 시작한 건 이상룡 선생 때부터다. 이 선생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만 9명이 가족 중에서 나왔다. 아들 이준형(1875~1942) 공과 손자 이병화(1906~1952) 공, 동생 이상동(1865~1951) 공, 조카 이형국(1883~1931) 공, 조카 이광민(1895~1946) 공 등이 모두 독립운동을 했다. 부인 김우락(1854~1933) 여사와 며느리 이중숙(1875~1944) 여사, 손부 허은(1907~1997) 여사까지 하면 12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셈이다.
 
안동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재청과 함께 임청각 원형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14년 1억원을 들여 임청각 주변 시설정비에 이어 지난해부턴 4억3000여만원을 들여 보수 사업 등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유홍대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문 대통령의 언급으로) 임청각의 원형복원 사업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며 "이상룡 선생 생가 원형 복원과 함께 굳은 절개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한 학술대회와 기념관 건립 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경축사에서 임청각을 언급하자, 순간 접속자가 몰리면서 임청각을 소개하는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안동=김윤호·백경서 기자
위문희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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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