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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 행태 좀 더 지켜볼 것” … 당장 ‘괌 사격’ 안 할 듯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전략군사령부의 ‘괌 포위사격 계획’ 보고를 받은 직후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화성-12형 미사일 발사를 실행에 옮기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계획’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맞대응으로 고조됐던 긴장 국면에서 북·미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보름 만에 등장, 전략군사령부 찾아
“미,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큰소리
언제든 실전 발사태세 준비 지시도
미·중 압박 속 시간벌기 나선 듯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의 보고 직후 “미제(미국)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 손으로 제 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며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30일 이후 보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이어 “조선반도 정세를 최악의 폭발계선으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에 충고하건대”라며 “지금 상황이 어느 쪽에 더 불리한지 명석한 두뇌로 득실 관계를 잘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미국놈들이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발사태세를 갖추라”고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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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락겸은 지난 10일 괌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중대결단’ 등을 언급하긴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일단 정면충돌은 피한 채 핵·미사일 개발 완료를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급속하게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중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371호에 따라 북한산 철(철광석 포함), 납(납광석 포함), 수산물 등의 수입을 15일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으로선 ‘괌 포위사격 계획’만으로도 대미 경고와 대내 결속이라는 당초 의도했던 성과를 거뒀다”며 “북·미 간에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미사일 도발은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공을 미국에 다시 넘겼다는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은 처음부터 레토릭(수사)이었으며 이젠 미국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전향적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북한은 또 다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반도 8월 위기설’이 일단 진정됐지만 위기 자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일각에선 북한이 8월 하순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끝난 뒤 어떤 형태로든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실장은 “당분간은 진정 국면이겠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며 “9월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일)과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일)을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해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에도 북한의 도발→추가 유엔 제재 및 미국 등의 독자 제재→북한의 반발과 위협→‘한반도 위기설’의 패턴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철재·박유미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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