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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한진해운 사태 1년 … 국적 해운사 네트워크 붕괴 현실로

지난해 부산 신항 터미널에 정박한 한진해운 선박. 세계 해운업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승자독식을 위한 ‘해운공룡’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체질개선 등 국내 기업의 자구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중앙포토]

지난해 부산 신항 터미널에 정박한 한진해운 선박. 세계 해운업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승자독식을 위한 ‘해운공룡’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체질개선 등 국내 기업의 자구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중앙포토]

지난해 8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년. 해운업은 여전히 격랑 속이다.
 
지난 2월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이 국내 1위 글로벌 해운사 자리에 올랐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1.6%에 불과하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부산항에서 국적 해운사의 물동량 점유율은 1년 전 38.1%에서 34.2%로 줄었다. 반면 외국선사 점유율은 61.9%에서 65.8%로 늘어났다. “이러다 국내 시장마저 외국 기업에 내어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들어 글로벌 해운 업황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의 소비·생산 활동이 살아나면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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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해상운송 거래량은 113억4100만t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할 전망이다. 물동량이 늘면서 파나맥스(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선박)급 선박의 하루 평균 사용료도 지난해 5000달러에서 최근 1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업황 개선의 열매를 글로벌 ‘해운공룡’들이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운업은 역마다 들러 손님을 태우는 기차처럼 많은 정기노선을 확보한 해운사가 절대적으로 영업에 유리하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7위인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세계 168개 항만에 깔아놓은 해운서비스망이 사라지고, 국내 화주(화물의 주인)는 해외선사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국 해운분석기관 피어스데이터에 따르면 올 2분기 미주 노선에서 현대상선의 점유율은 5.7%로, 1년 전 국내선사 점유율 10.9%의 절반에 그쳤다.
 
대신 중국의 코스코(18.1%), 일본 선사 연합체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16.5%), 프랑스의 CMA·CGM(14.3%) 등이 미주노선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모두 최근 1~2년 사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선사들이다.
 
국내 선사들은 부랴부랴 ‘규모의 경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상선·고려해운·SM상선·흥아해운 등 국내 원양선사 14곳이 한국해운연합을 결성했다. 한국선주협회는 한진해운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한진해운 사태 백서’ 제작에도 돌입했다.
 
‘글로벌 환경규제’도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2019년 9월부터 국제 항해에 나서는 모든 선박은 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채우는 평형수를 깨끗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달아야 한다.
 
2020년부터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선박연료기름에 든 황산화물(SOx) 함유량을 0.5% 이하로 줄여야 한다. 지금껏 써오던 값싼 벙커C유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를 쓰거나, 스크러버(저감장치)를 달아 오염물질을 걸러내야 한다.
 
평형수 처리장치나 친환경 기름, 스크러버 모두 배 한 척당 수십억원의 비용이 드는 문제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규모가 큰 외국 선사일수록 더 많은 리스크를 쥐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리에겐 기회”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도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100대 국정과제 중 80호로 선정하고 ▶친환경 선박 건조기술 개발 ▶폐선보조금 지급 ▶1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이상 원양 컨테이너선사 육성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이전에 기업의 체질개선 등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창호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환경규제 시대를 앞두고 정부가 기업이 어려울 때 선박을 사주고 업황이 좋아지면 선사에 되파는 선박대여회사(토니지뱅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해운사들도 컨테이너·벌크·자동차운반선 등 사업 구조를 다양화해 경기 리스크를 줄이고 서비스를 높여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기업들은 업황이 가라앉고 있는데도 거꾸로 비싼 용선료 계약을 장기계약하는 등 경영 실패를 초래했다”며 “정부가 ‘시스템 리스크가 있는 경우에만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기업도 ‘도태되면 망한다’는 인식으로 책임경영을 할 때에만 재정투입 효과가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아·김유경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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