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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초등교사 수급 갈등

중앙일보 <2017년 8월 5일 26면>
구멍 뚫린 교사 수급, 땜질 처방은 이제 그만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내년도 초등학교 교사 선발 인원이 줄면서 임용고시 준비생들이 집단 반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선발 규모가 줄어든 것은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때문이다. 초·중·고 학생은 6년간 20% 가까이 줄었다.
 
특히 초등학생 수는 2010년 330만 명에서 지난해 267만 명으로 더 급격히 줄었다. 게다가 고령화 추세로 더 오래 일하는 분위기 속에서 명예퇴직 교사 수도 급감했다.
 
이 때문에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학교에 자리가 없어 발령을 받지 못한 초등교사가 올해 3000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3년 동안 발령받지 못해 규정상 합격이 취소될 위기에 몰리자 뒤늦게 선발 인원을 확 줄인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볼썽사납게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정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명하에 교사 임용 인원을 줄이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문제가 심각해지는데도 교육당국은 ‘폭탄 돌리기’만 해 온 것이다. 서울교대생들은 4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만나 “널뛰기 행정의 책임을 교대 학생에게 지우지 말라”고 따졌다. 조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교육공약인 ‘1수업 2교사 제도’를 조속히 시행하도록 청와대에 촉구해 더 많은 교원이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교사들이 호응하지 않는 ‘1수업 2교사’ 제도가 근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교사 수를 늘린다고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외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게 세계적 추세다. 이참에 로스쿨처럼 교사 육성·임용을 함께 책임지는 교사 양성 시스템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교대·사범대가 아니라 서울 노량진의 사설 학원에서 임용고시용 암기학습을 하면서 교사가 양성되는 지금의 시스템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한겨레 <2017년 8월 7일 27면>
초등교사 임용, 내년 늘리고 중장기 수급전망 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2018학년도 공립 초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대폭 축소 방침에 서울교대생 등 예비교사들이 반발하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은 ‘1수업 2교사제’ 방안을 밝혔으나 교원단체 등은 근본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갑작스런 축소 발표에 교사의 꿈을 안고 오래 임용시험 준비에 매달려온 학생들의 충격과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먼저 수급정책 실패로 이런 사태를 빚은 데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선발 인원은 3321명으로 지난해 대비 약 40% 줄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846명의 약 12%에 불과한 105명을, 가장 선발 규모가 큰 경기도교육청도 지난해의 절반 규모인 868명을 예고했다. 특히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3년간 발령을 받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되는데 전국에 대기자만 3817명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초등학생 수가 2015년 271만명, 2016년 257만명 등 해마다 줄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중장기 일정표도 없이 갑자기 교사 수를 줄이겠다고 하는 건 교육당국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다. 미발령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교육청도 문제지만 경기 불황으로 인한 명예퇴직자 감소 등을 예상 못해 수급 조절에 실패한 교육부 책임이 크다. 선발인원이 줄자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터무니없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교사 수급정책 실패에 대한 반감과 불신 때문이다.
 
적정한 교원 수 면에선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 2014년 기준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6명, 중학교 31.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1명, 23.1명보다 많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초등학교 16.9명, 중학교 16.6명, 고등학교 14.5명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15.1명, 13명, 13.3명을 웃돈다. 문재인 정부는 교원 수를 오이시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고, 특히 1수업 2교사제 등도 약속했다. 정규직 증원 등을 요구하는 교원단체의 주장까지 고려해 내년 인원 선발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관계부처들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올해 비상대책과 함께 중장기 수급 전망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전 정권의 잘못이라는 식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다.
 
논리 vs 논리
“저출산 시대, 교원 수 조정 장기대책을” vs “관계부처 협조 통해 이번 선발인원 늘려야”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11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중장기 교원 수급 대책을 촉구했다. [강정현 기자]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11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중장기 교원 수급 대책을 촉구했다. [강정현 기자]

지난 3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8학년도 공립교사 임용시험 예고안’을 발표하자마자 교원수급 문제는 곧장 교육계의 현안이 되었다. 초등교원의 경우, 예고된 선발인원이 3321명으로 작년(5549명)보다 40.2%나 줄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서울은 지난해의 8분의 1 수준인 105명을, 경기도는 지난해 대비 49.3%에 불과한 868명을, 광주의 경우 단 5명만 뽑겠다고 발표했다.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과 광역시일수록 감소폭이 컸을 뿐 아니라 그동안 유지돼 온 선발인원 수가 예고 없이 급감했기에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반발이 거셌다.
 
한겨레와 중앙도 임용 예고안에 대한 초등교육계의 반감을 사설로 다루면서 교원 수 예측과 수급 조절에 실패한 교육부와 교육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동안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미발령되었던 대기자 수가 3817명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3년 내에 발령받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되기 때문에 임기응변으로 신규임용을 급격히 줄인 것이다.
 
올해 교원임용시험안은 9월14일 확정 발표되며, 11월11일에 1차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움직임도 빨랐다. 4일 임용시험을 준비해 온 예비교사들은 교육청과 교육부 등을 방문해 기자회견과 항의 집회를 했다. 9일에는 11개 교대 교수협의회연합회가 항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11일에는 교수들과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 5000여 명이 서울역 광장에서 총궐기 대회를 가졌다.
 
한겨레와 중앙은 공통적으로 교육당국의 무책임과 무능함을 비판하면서도 단기적 해법에 대한 초점이 사뭇 달랐다. 우선 한겨레는 교육부와 교육청에 수급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부터 요구했다. 사과는 진정한 책임의 첫 단추다.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해야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해법을 우선순위에 두게 된다. 또한 책임 주체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피해 당사자들의 절망을 악화시켜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한겨레는 관계부처 협조를 통해 이번 선발인원을 최대한 늘리라는 단기 해법을 주문한다.
 
반면, 중앙은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를 이번 사태의 주된 배경으로 제시한다. 실제로 초등학생 수는 불과 6년 사이에 20% 가까이나 줄어 267만 명(2016년)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고, 교대생들은 널뛰기 행정이라며 항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교원 수 조정이 필요했는데도 교육당국이 ‘1수업 2교사’와 같은 단기 처방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땜질이라고 비판했다. 무능 쪽에 비판의 무게가 실려 있다.
 
나아가 두 신문은 중장기적 대책의 부재하에 빚어진 사태라고 입을 모았지만,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한 나침반 방향도 서로 엇갈렸다. 한겨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적정 교원 수는 아직도 부족하므로 임용인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중앙은 교사의 수보다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교사 양성 시스템 개편을 제안했다. 두 신문 모두 중장기 대책의 대전제에 ‘교육의 질’ 향상을 두었으나, 여전히 ‘교원 수’는 갈림길을 만든다. 증원이냐 감축이냐, 길고 뜨거운 현안이 될 듯하다.
 
이는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동안 적정 교원 수요를 산출하고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교원을 양성하지 않으면 임용대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관련 학계에서 수차례 경고해 왔다. 13일 현재까지 초등교육뿐 아니라 중등교육, 유치원교육, 기간제 교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용 관련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서 한꺼번에 증원을 요구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교원수급 결정 과정을 보면, 교육부가 정원을 결정한 후 17개 시·도교육청에 분배하면 교육청에서 신규 교사 임용을 시행한다. 그런데 교육부의 결정 과정에는 공무원 조직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예산을 배정하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교원의 적정 수요가 교육 발전의 관점에서 결정되기보다는 타 부처의 행정적 판단이나 해마다 변동하는 예산 상황, 청년실업 해결이라는 정치적 요구에 따라 결정되었기에 수요 예측의 자율성이 부족했다. 교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의 정원을 축소해 미리 응시 인원을 조절할 수도 있었으나 공급 예측에서도 자율성 부족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올해는 교육 내외부의 상황이 가장 크게 엇박자를 낸 해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으로 어느 때보다 임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4000명에 육박하는 초등교사 발령 대기자의 3년 연한이 끝나는 시점이다. 그동안 신규 교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육부가 과잉선발을 유지해 온 것이 이번에 ‘임용절벽’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수급조절 실패를 두고 교육부와 중앙정부에 더 큰 질타를 보내는 이유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교육은 시대정신이나 정치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최우선 기준은 늘 교육의 내적 논리여야 한다. 두 신문이 ‘교육의 질’ 향상에 핵심을 둔 것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서울시교육감이 제안한 ‘1수업 2교사’ 제도의 즉각 도입은 교원 수급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고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돕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섣불리 도입했다가는 수업 혼란을 가중시키고 오히려 비정규직 교사를 양산할 우려도 있다. 중앙의 지적처럼 이 제도는 임기응변용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안착시켜야 할 제도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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