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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북한 제재의 다섯 가지 특성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6월 30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이전까지 일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정책 차이를 예상했지만, 견해차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의 압력과 제재에 집중하는 미국의 접근법에 합류했다.
 

문 대통령도 제재 필요성 공감
제재는 흔한 외교 수단 중 하나
제재의 효과성은 역사가 입증
이란 수준으로 북한 압박해야

물론 문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외교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북한의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커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양자 제재, 미 재무부 제재, 중국의 제재, 미국의 금융 제재,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 인권 제재 등 각종 제재에 맞춰져 있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도 정책결정자들의 입에서 ‘제재’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이 제재라는 용어에 대해 잠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제재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제재는 외교 수단이다. 제재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이 제재가 ‘보통 사람과 엘리트를 구분하지 않고 정권을 질식사시키기 위해 악의적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사실이 아니다. 제재는 통상적 외교 수단으로 항상 존재해 왔다.
 
제재의 목표는 비도덕적이지 않다. 제재는 정권에 경제적 압력을 집중해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설계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철폐나, 미국·이란 핵 협상 타결이 시사하는 것처럼 거의 모든 협상을 통한 분쟁의 해결에서 제재가 필요불가결한 구성 요소였다.
 
둘째, 제재는 작동할 때까지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무슨 뜻일까. 제재는 외교 수단 중에서 가장 흔하게 비난받는 대상이다. 대북(對北) 제재에 대한 단골 불평은 ‘미국이 50년도 넘게 북한 정권을 제재했지만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표적 국가의 행태를 제재가 실제로 변화시키는 바로 그날까지 ‘제재 효과가 없다’는 비난이 이어진다. 역사가 우리에게 항상 보여준 사실이다. 예컨대 이란의 경우에도 많은 이가 제재가 무용지물이라고 비난했지만, 결국 이란 지도부는 협상 테이블로 복귀했다.
 
현 시점에서도 대(對)이란 제재에 효과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재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협상 재개를 이끈 다른 원인을 찾고 있다. 물론 어떤 새로운 외교 변수가 이란의 협상 복귀를 유도했을 수 있다. 하지만 제재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는 협상 복귀의 허용 조건(permissive condition)으로 작용했다. 제재가 성공하려면 인내라는 덕목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제재를 쭉 받았으며 추가 제재는 ‘죽은 말에 매질하는 것’과 같다는 견해가 있다. 대북 제재에 대한 잘못된 주장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수준이 높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는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핵 타결을 이루기 전까지 이란이 받은 제재 수준은 대북 제재보다 훨씬 광범위했다. 우리는 대북 제재를 포기하기 전에 이란이 받았던 제재 수준으로 대북 제재를 확대·심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비슷한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자.
 
넷째, 제재의 효과와 외교 사이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제재의 목표는 협상을 강요하는 것이다. 북한 같은 어려운 사례에서는 광범위한 제재가 필요하다. 제재가 효과를 보게 되면 표적 국가는 협상 복귀의 첫 번째 전제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한다. 제재를 가한 정부는 압력의 지속과 협상을 위한 노력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뜨거운 토론을 하게 된다. 이상적인 선택은 협상과 제재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제재를 유지해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제재의 효과가 커질수록 제재를 그만두기 힘들어진다. 이란이 받은 철저한 수준의 제재는 아니지만, 대북 제재는 여섯 차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결과로 훨씬 굳건하게 됐다. 게다가 안보리 결의와는 별도로 미국·일본·호주 같은 개별 국가가 평양을 상대로 양자 제재를 부과했다. 그 결과 거미줄처럼 상호 연결된 대북 제재망은 현실적으로 해제하기 매우 힘들다. 예컨대 미국이 ‘적성국교역법(TWEA, 1917)’에 따른 제재를 폐기한다고 해서 북한과 교역할 길이 당장 열리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다른 제재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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