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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시동 건 인터넷전문은행 … 은산분리 둘러싼 카뱅·케뱅 온도차

은행업계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가 무섭다. 케이뱅크는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을 실시하는 등 시중은행과의 본격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주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은행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케이뱅크, 1000억 증자로 급전 마련
인터넷뱅크 양강 구도 구축 안간힘
카카오뱅크, 한투금융이 최대주주
은산분리 제한 안 받고 자금도 충분

이같은 ‘돌풍’에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본금의 한계다. 자본금이 충분하지 못하면 사업에 필요한 IT 투자나 대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달 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인 예대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지난달 1일 간판 대출상품이었던 ‘직장인K 신용대출’의 판매를 중단했다. 급한 불은 꺼야 했다. 케이뱅크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보유 지분에 비례해 1000억원을 증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약 2개월에 걸쳐 우리은행(10%)과 GS리테일(10%) 등 19개 주주사들을 설득한 결과다. 증자가 이뤄지면 고객의 대출 신청에 제때 대응할 수 있고 올해 하반기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케이뱅크가 그간 유상증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것은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최대 10%(의결권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은산분리’ 규정 때문이다. 2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할 경우 KT는 은산분리 규정에 따라 보유지분(8%)에 비례해 200억원밖에 출자를 할 수 없다. 나머지 금액은 다른 주주들의 출자를 통해 채워야 한다. 예상보다 이른 증자에 여력이 없는 주주들의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케이뱅크가 내놓은 대안은 ‘1000억+1500억’이다. 가파른 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일단 다음달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연내 한 차례에 걸쳐 추가로 1500억원을 증자하는 방안이다. 2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하는 것은 증자 방식과 규모를 놓고 고민하는 사이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라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출범한지 2주일밖에 되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잠재 고객을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여 어떻게든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올해 안에 증자 문제가 마무리되면 경쟁력을 회복해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마련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증자가 쉽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는 58%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다.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이 금융사라는 특성상 은산분리의 제한을 받지 않는데다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난달 27일 열린 출범식에서 “자금이 필요하면 은행 규제에 맞춰 충분히 증자할 수 있다. 대출 중단 사태는 없다”고 밝혔다. 출범과 동시에 대출 수요가 몰릴 경우 자본금 부족이 현실화하지 않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5일 만에 가입고객 100만명을 돌파했고 여신·수신액 규모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8일 기준으로는 200만 명이 가입해 9960억원의 예금을 맡겼고, 대출액도 7700억원을 달성했다. 목표 예대율로 설정했던 70%에 이미 도달한 상태다. 게다가 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고려하면 언제든 여신액이 수신액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로 예정됐던 4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앞당길 예정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 역시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 카카오뱅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카카오 그룹인데 하염없이 최대주주 자리를 한국투자금융에 맡겨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제가 풀릴 경우 한국투자금융으로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기로 한 상태다.
 
이석근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선 규제 완화가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재벌의 사금고화 등 은산분리가 풀렸을 경우 생겨날 문제에 대해선 그 부분을 막을 방안을 생각하거나 재벌개혁으로 풀어야지 금융산업 발전 자체를 막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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