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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살에 가수 꿈 이룬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음반의 의미

할머니에게 과거 아팠던 위안부 역사를 얘기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것, 할머니가 잘할 수 있는 걸 이야기하게끔 만든 사회가 된 것 아닐까요.  
 
지난 6월 14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4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서 길원옥 할머니의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 발매 기자회견 자리에서 음반 출시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윤 공동대표는 "길 할머니가 처음에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춤사위를 예쁘게 하는 것조차도 편견을 가지고 본다고 숨기셨다. 야유회에서도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고 한다"며 "수군덕거리는 느낌을 받았고, 잘하고 싶었던 노래도 잘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할머니의 삶"이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가 잘하는 걸 하게 하는 게 우리가 해드릴 일이 아니겠나 생각했다"며 "노래를 통해 역사를 느끼고 할머니 삶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동안 우리는 이 여성을 '위안부 길원옥'이라는 테두리에서 해석하고 의미를 넣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비로소 이 여성에게 '사람 길원옥'을 만들어 드리는 것, 또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이 여성에게 진정한 해방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고령 신인 가수가 된 길 할머니는 "별반 노래도 못하는데 가수 길원옥이라 불리는 건…"이라면서도 "여러분 계시는데 한마디 해볼까요"라며 '한 많은 대동강'의 한 소절을 불러 보였다.  
 
그는 밝게 웃으며 "집에서 혼자 있으면 괜히 내가 좋아하니까 남이 듣기 싫든 말든 나 혼자 노래하는 게 직업"이라며 "그저 심심하면 노래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음반으로 듣는 자신의 노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길 할머니는 "제 목소리 제가 듣는데 뭐 별다른 생각나겠어요? 그저 '나잇값 좀 했으면 좋겠다' 하지. 세상에 노래 잘하는 젊은 사람들 얼마나 많은데"라며 "90살 먹은 늙은이가 시도 때도 없이 노래한다고 생각하면 어떨 때는 나이 먹어서 주책 떠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도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행복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9일 JTBC '뉴스룸'은 길 할머니의 '바위처럼'을 엔딩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길원옥의 평화' 앨범에는 할머니가 평소 즐겨 부르던 '한 많은 대동강' '아리랑' '뱃노래' '바위처럼' 등 15곡이 담겼다. 장상욱 휴매니지먼트 대표, 류민석 음악감독, 코러스로 참여한 20대 학생들 등 많은 이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길 할머니는 오는 14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앨범은 저작권 문제로 정식 판매되는 대신 정의기억재단 '20만 동행인' 캠페인에 참여한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증정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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