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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프간에 용병 투입할까..용병 사업가 프린스의 야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략 자문인 에릭 프린스 전 블랙워터 최고경영자.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략 자문인 에릭 프린스 전 블랙워터 최고경영자. [중앙포토]  

‘파괴자(disrupter)의 귀환’.  
미국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PMC)의 흥망을 상징하는 블랙워터(현 아카데미) 창립자 에릭 프린스(48)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역할을 용병으로 대체하겠다는 야심을 바탕으로 워싱턴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열심히 오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 병력 5000명 대체, 연간 100억불 절감"
"아프간군 군사교육 아웃소싱 해달라" 제안
아프간에는 "사설 공군력 동원해 정보 제공"
'9·11 테러' 이후 PMC 급성장…블랙워터 등장
2007년 이라크 민간인 학살 문제로 악명
7년 만에 트럼프 신뢰받으면서 재등장


프린스는 최근 미 정부 당국에 제안서를 냈다.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을 교육시켜 미군 도움 없이도 반군 세력인 탈레반과 싸울 수 있도록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를 위한 민간 군사고문단을 꾸릴 테니 ‘아웃 소싱’해달라는 주문이다.  
FT에 따르면 그는 제안서에서 “2개년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미국이 최소 5000명의 병력과 100여 대의 항공기,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388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숲 위장용 우드랜드 전투복을 입을 아프간 군인. [AP=연합뉴스]

숲 위장용 우드랜드 전투복을 입을 아프간 군인. [AP=연합뉴스]

이에 앞서 프린스는 아프간 정부에도 다른 형태의 용병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사설 공군력을 통해 탈레반 거점과 은신처에 대한 항공 촬영 정보를 제공하고 교전이 발생하면 화력을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밀리터리타임스는 전했다. 이를 위해 A-4 스카이호크 경공격기, 수퍼푸마 헬기 등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 지역 미군의 핵심 역할인 군사교육과 군사지원을 사실상 모두 대리하겠다는 것이다.  
프린스의 구상은 트럼프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는 17년째 끌고 있는 미군의 아프간 주둔을 예산만 잡아먹는 하마로 여기고 있다. 실제 올해 투입될 예산만 450억 달러(약 51조3765억원), 내년에도 500억 달러(약 57조850억원)가 필요할 전망이다.  
반면 핵심 목표인 탈레반 소탕은 요원한 상황이다. 아프간 정부는 여전히 전 영토의 60%가 채 안 되는 지역에서만 영향력을 갖고 있다.  
아프간은 프린스와 인연이 깊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간 진군을 감행했다. 이어 미 중앙정보국(CIA)은 아프간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잔당을 쫓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CIA 요원을 보호하기 위한 사설 경호 수요가 생겨났다.  
미 해군 네이비실 출신의 프린스도 노스캐롤라이나주 모요크에서 사격장을 운영하다가 이때 처음 PMC에 뛰어들었다. 프린스는 아프간에 6개월 간 청부 경호원을 파견하는 첫 계약으로만 540만 달러(약 61억6950만원)를 벌어들였다. 이후 사격장은 블랙워터 요원을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지난 2005년 블랙워터 용병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 도심을 순찰하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지난 2005년 블랙워터 용병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 도심을 순찰하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로 PM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프린스는 사업을 대폭 키웠다. 항공작전만 전담하는 자회사 등 여러 계열사를 둘 정도로 군사서비스도 다각화했다. 또 블랙워터는 테러와의 전쟁 국면에서 미국의 우파 논리를 선전하는 조직으로 부시 행정부의 신뢰까지 쌓았다.  
그러나 2007년 블랙워터 소속 용병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작전 중 14명의 민간인을 살해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프린스는 2010년 블랙워터를 매각하고 PMC에서 손을 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프린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친누나인 벳시 디보스가 교육장관에 오르며 트럼프 대통령과 프린스 사이에 든든한 파이프가 생겼다. 극우 이론가이자 트럼프의 최측근인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도 친분이 깊다. 배넌의 추천으로 대통령 아프간 전략 자문에도 올랐다.
프린스는 미 정부 제안서에서 아프간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대영제국이 펼쳤던 용병 정책을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영국은 거대한 식민지를 다스리기 위해 외국인으로 구성된 용병 부대를 세계 곳곳의 전쟁에 보냈다. 특히 네팔인으로 구성된 구르카 특수부대의 활약이 뛰어났다. 영국이 자국 병력만 고집했다면 파산을 맞았을 것이라는 게 프린스의 판단이다.  
그러나 프린스의 ‘블랙워터 2.0’ 계획은 많은 장벽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안보 책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의 제안에는 헛점이 많다”면서 “철저히 (프린스) 자신의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짜여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당장 반군과 전쟁이 극심한 상황이 아니라면 PMC는 필요치 않다”면서 “미국 정부는 물론 아프간 정부 역시 프린스의 용병에게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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