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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격무 끝에 자살한 산부인과 수련의 '산재' 인정

 일본에서 장시간 초과근무 등 격무에 시달리다 자살한 산부인과 의사가 산재로 인정 받았다. 의사의 ‘과로자살’이 인정된 것은 올 들어서만 두번째다. 
 

월 초과근무 208시간 끝에 스스로 목숨 끊어
노동당국 "우울증, 수면부족 등 정신질환 원인"
의사 '과로자살' 올 들어만 두번째
'진료거부 금지' 의무...초과근무 규제도 유보

1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 노동국은 지난 2015년 30대 남성의 산부인과 수련의가 자살한 것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원인이었다는 점을 최근 인정했다.
이 남성이 의사 면허를 취득한 것은 2010년 4월. 2013년 4월부터 도쿄의 한 병원의 산부인과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15년 4월 이후 우울증과 수면부족, 주의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같은 해 7월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동당국의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병원에서 분만·수술은 물론이고, 각종 차트와 서류 작성, 회의 참석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사용한 컴퓨터를 조사해 보니 사망 직전 반년 동안 매달 143시간에서 최대 208시간에 이르는 초과근무를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년 동안 휴일은 고작 5일이었다. 이 남성은 병원 근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응급 호출에 불려나가는 일이 빈번했고, 한번 출근해 30시간 이상 근무한 적도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자살한 산부인과 30대 의사는 분만, 수술 뿐 아니라 각종 서류 작업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무관함]

자살한 산부인과 30대 의사는 분만, 수술 뿐 아니라 각종 서류 작업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무관함]

 
일본에선 의사의 과로로 인한 자살을 산재로 인정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는 추세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6년에 과로사 또는 과로자살로 산재 인정을 받은 의사는 4명이나 된다. 올해에도 지난해 1월 사망한 니이가타 시민병원의 여성(당시 37세) 수련의 사례를 과로자살로 인정했다.
 
유족측 변호인은 기자회견에서 “병원은 장시간 근로 환경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서포트체제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근무환경의 배경에는 산부인과 의사 부족이라는 점도 작용했다고도 지적했다. 유족 측은 “산부인과 특유의 긴장감, 언제 올지 모르는 분만 대기, 정상적으로 출산하는게 당연한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컸고, 그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회견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잇따른 의사들의 과로자살에 대해 의료계에선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 3월 ‘일하는 방식 개혁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초과근무를 일정시간 넘길 경우 벌칙금을 매기는 등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초과 근무시간을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하되, 노사협의로 특별조항을 둘 경우에 한해 ^연간 최장 720시간 ^월간 최장 100시간 미만 2~6개월 평균 80시간 이내로 두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의사는 ‘정당한 이유없이 진료를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의무조항 때문에 적용을 5년 유보한 상태다.  
 
유족 측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정부의 유보방침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유족 측은 “의사들의 자살률 특히 젊은 의사들의 자살이 일반인보다 높은 이유는 계속되는 불면, 과중한 노동, 무거운 책임감에 의한 과대한 정신적 부담이 원인”이라면서 “의사도 인간이고 노동자다. 노동환경을 정비하지 않으면 이런 불행한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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