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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시 앞둔 교대생 “초등교사 증원 약속 헌신짝처럼 버려 충격”

지난 8일 경인교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4학년 학생들이 오는 11월 11일 열릴 예정인 초등교사 임용시험 1차 시험에 대비해 공부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지난 8일 경인교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4학년 학생들이 오는 11월 11일 열릴 예정인 초등교사 임용시험 1차 시험에 대비해 공부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올해 초등교사를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는 규모로 뽑겠다고 예고하자 임용시험을 준비해 온 전국 교육대학(교대) 학생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중앙일보가 만난 교대생들은 “새 정부가 교대생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1수업 2교사제’ 대선 공약 믿었지만
“교사 되려 노력한 삶 통째 기만당해
집단 이기주의로 몰려 안타까워”
교육부·교육청 “증원 어렵다” 난색

서른두 살인 서울교대 4학년 최모씨는 지난 3일 서울교육청의 발표가 나온 뒤 시험교재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초등교사를 105명 뽑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846명)의 8분의 1 규모다.
 
최씨는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 초등교사의 꿈을 품고 늦깎이로 교대에 들어갔다. 그는 “새 정부가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교원 증원을 약속했는데, 느닷없이 임용 인원을 줄이니 당혹스럽다. 교사라는 꿈을 위해 노력해 온 내 삶이 통째로 기만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각 시·도 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선발 인원은 모두 3321명. 지난해(6022명)의 44.9% 수준이다. 교육부와 교육청들은 “초등학생이 해마다 줄고 임용시험에 붙은 후 발령을 기다리는 교원이 적체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는 대부분 교대생이다. 최씨가 다니는 서울교대는 졸업생 중 90% 이상이 붙는다. 전국 11개 교대는 초등교사 후보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대다.
 
교대생들은 “임용 적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경인교대 3학년 이모(21)씨는 “정부가 출산율, 학령인구 등을 고려해 교대 정원과 교원 임용 규모를 정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남의 일인 것처럼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느냐”고 성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1수업 2교사제’ 시행, 교사당 학생 수 감축 등을 공약해 교원 증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4월 문재인 당시 후보 캠프는 교대생들의 모임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의 질의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교사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 질을 높이겠다’고 회답했다. 또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씨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당연히 교원 증원을 기대했다. 새 정부가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생각에 충격이 크다”고 했다. 같은 경인교대 4학년 윤모(23·여)씨도 “임용시험 스터디 때문에 모일 때마다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배신감을 성토하게 된다”고 전했다.
 
부산교대 1학년 김모(19)씨는 “저출산으로 초등학생이 줄어드니 언젠가 교사 임용도 줄 것으로 예상은 했다. 하지만 임용시험 선발 인원을 1년 새 절반 아래로 줄인 것이 정책 실패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정부가 임용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3일에야 ‘임용 절벽’을 예고한 것도 교대생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해까진 시험 6개월 전에 예고됐다. 올해는 때 이른 대선과 정권 교체 등 때문에 늦어졌다. 서울교대 4학년 김모(22)씨는 “이번 같은 급격한 변화를 시험 직전에 일방 통보한 건 황당하다”고 했다.
 
‘임용 절벽’을 항의하는 교대생들은 ‘집단 이기주의’ 비판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런 비판은 구직난에 시달리는 또래 취업준비생, 또 초등교사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한 중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서울교대 4학년 정모(22)씨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한 교육 당국을 비판하고 해결을 요구한 것인데 교대생들이 ‘경쟁하기 싫어 생떼를 쓰는 이기주의자’로 매도당하는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시험 계획은 다음달 14일 최종 공고된다. 교육부와 교육청들은 지난 3일 발표한 선발 규모를 늘리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오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형수·이태윤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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