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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셀프개혁’ 다음날, 법무·검찰개혁위 띄운 박상기

박상기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9일 출범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에게 위촉장을 주고있다. 개혁위원회는 17명의 민간 위원으로 구성됐다. [강정현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9일 출범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에게 위촉장을 주고있다. 개혁위원회는 17명의 민간 위원으로 구성됐다. [강정현 기자]

검찰 개혁의 밑그림을 그릴 ‘법무·검찰 개혁위원회(개혁위)’가 9일 출범했다. 법무부 장관 직속 기구인 개혁위는 각종 검찰 개혁 안건을 심의한 뒤 박상기(65)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게 된다.
 

개혁위원장 맡은 한인섭 교수
노무현 사개위서 박 장관과 활동
공수처 설치, 전관예우 근절책 과제
법무부 “검찰 자체기구와는 별개”
검찰 “다룰 사안 달라 충돌 없을 듯”

위원장은 한인섭(58)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그는 박 장관과 함께 2004년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조계 개혁을 주도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면서 당시 ‘미완’에 그쳤던 검찰 개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개혁위 발족식엔 박 장관과 한 위원장 등 위원 17명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국민 대다수는 신속하고 강력한 검찰 개혁을 원하고 있다. 일회성 개혁이 아닌 제도화된 개혁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 한숨을 재료로 해서 개혁정책 작품들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도 나타났다.
 
“우리의 소임은 자문을 하고 장관께 권고하는 거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아주 무거운 위원회가 아닌가 생각한다.”(한인섭 위원장)
 
“허허허.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책임은 법무부가 지고 권한을 위원회가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박상기 장관)
 
개혁위의 초점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 인사제도 개선, 전관예우 근절, 법무부 탈(脫)검찰화 등이다. 매주 한 차례 회의를 열어 즉시 추진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안건들은 법무부 장관에게 별도의 권고를 하고 11월에 ‘법무·검찰 개혁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원회의 역할이 ‘권고’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위원회에서 도출된 결과가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7명의 민간 위원에는 그동안 검찰 개혁에 목소리를 내 온 진보 성향 시민단체 출신도 다수 포진했다. 사개위 위원으로 활동한 한 위원장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부소장으로 일하며 조 수석의 ‘멘토’로도 불린다. 검사 출신인 임수빈 법무법인 서평 변호사는 검찰을 떠난 뒤 9년 만에 개혁위원으로 복귀해 친정을 겨냥하게 됐다. 그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재직 당시 MBC ‘PD수첩’ 제작진의 광우병 보도 사건의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어 옷을 벗었다. 그의 처사촌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정미화(경실련 상임 집행위원) 위원도 사개위 위원 출신이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5년 사개위 개혁안의 추진을 위해 만들어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참여했다. 김남준(54)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 김진(45)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등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이다.
 
검찰 안팎에선 정부 주도의 개혁위가 최근 검찰의 내부 개혁 움직임과 엇박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개혁위 출범을 하루 앞두고 문무일(56) 검찰총장이 독자 개혁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개혁위 내부에선 “검찰이 ‘셀프 개혁’으로 외풍(外風)을 막으려는 것이냐”는 반응도 있었다고 한다. 문 총장은 8일 독자 개혁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도입 등을 내걸었다. 그가 만들겠다고 한 검찰개혁추진단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와 별도 조직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내부 개혁 작업은 법령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안들로 법률 개정을 전제로 하는 법무부 개혁위와 충돌할 지점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검찰의 자체기구와 개혁위 활동은 별개로 봐야 한다. 개혁안 확정 과정에서 검찰 측의 의견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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