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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인스타 데뷔한 미국 사교계의 꽃…아들 얼굴이 익숙한데

 
 

철도왕 밴더빌트 가문의 상속녀 글로리아 밴더빌트
CNN 간판앵커 앤더슨 쿠퍼의 어머니이자
모델·배우·화가·패션디자이너 등으로도 맹활약
프랭크 시나트라 등 스타들과 열애, 4번의 결혼
아들 권유로 4월말 인스타 시작 후 13만 팔로워
사진마다 당대 최고 예술품·사진작품 등 소개
채플린, 파커 등 추억하는 근현대사 도록

현재 93세의 글로리아 밴더빌트와 CNN 유명앵커인 아들 앤더슨 쿠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들, 가장 유명한 어머니다. [중앙포토]

현재 93세의 글로리아 밴더빌트와 CNN 유명앵커인 아들 앤더슨 쿠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들, 가장 유명한 어머니다. [중앙포토]

 
미국 뉴욕 사교계의 꽃이자 모델·여배우·예술가·패션디자이너로 활약해온 글로리아 밴더빌트. 그는 18세기부터 명성을 쌓아온 철도 재벌 밴더빌트 가문의 자손으로, 현재 CNN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1924년 출생으로 올해 93세인 그가 지난 4월27일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 석 달여 만에 13만 팔로워를 기록했다. 90대 할머니의 인스타그램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어린 시절 초상화와 사진, 그가 직접 꾸민 60년대의 호화로운 침실과 거실 인테리어 등등. 글로리아의 인스타그램은 그만의 심미안으로 고른 사진들로 가득하다.  
코코 샤넬의 전속 사진가이기도 했던 전설의 사진작가 호르스트 P. 호르스트가 1941년 촬영한 17세의 글로리아.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코코 샤넬의 전속 사진가이기도 했던 전설의 사진작가 호르스트 P. 호르스트가 1941년 촬영한 17세의 글로리아.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아름다운 사진 외에도 시선을 끄는 것은 각 사진과 그림에 곁들인 설명들이다. 예를 들어 패션지 보그 파리와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전문 사진작가로 활약했던 호르스트와 촬영했을 때 너무나 긴장했던 일,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스케치에 숨겨진 슬픈 메시지 등의 일화를 담담하게 써놓았다. 시사 사진잡지 ‘라이프’의 전속 사진작가이자 당대 최고의 사진가였던 고든 파크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위대한 흑인 사진작가이자 뮤지션, 영화감독, 작가였던 고든 파크스(1912~2006)가 찍어 ‘라이프’ 잡지에 게재했던 글로리아의 사진. 이 사진을 계기로 파크스와 평생 친구로 지냈다는 글로리아는 “그가 몹시 그립다”는 사진캡션을 달았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미국의 위대한 흑인 사진작가이자 뮤지션, 영화감독, 작가였던 고든 파크스(1912~2006)가 찍어 ‘라이프’ 잡지에 게재했던 글로리아의 사진. 이 사진을 계기로 파크스와 평생 친구로 지냈다는 글로리아는 “그가 몹시 그립다”는 사진캡션을 달았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글로리아는 개인사에 관해서도 솔직히 공개하고 있다. 가수인 프랭크 시나트라 등 자신과 염문을 뿌렸던 당대 훈남들과의 스캔들 사진도 거침없이 게재하고 있다. 또 희극인 찰리 채플린이나 여류시인 도로시 파커 등과 교류하며 만찬을 즐겼던 다이닝룸, 신혼여행으로 출발하는 날 촬영한 자신의 모습 등 그가 포스팅한 사진들은 당대 문화 예술계의 비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근대사를 돌아보게 하는 한 권의 도록을 방불케 한다.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와 함께한 1953년 12월31일 저녁. 글로리아는 “우리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와 함께한 1953년 12월31일 저녁. 글로리아는 “우리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뉴욕  67번가 자택의 다이닝룸. 18세기 중국 화가의 그림을 벽지로 써 더없이 화려한 분위기의 동양적 요소를 가미했다. 글로리아는 여류시인 도로시 파커와 배우 찰리 채플린 등 친구들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뉴욕  67번가 자택의 다이닝룸. 18세기 중국 화가의 그림을 벽지로 써 더없이 화려한 분위기의 동양적 요소를 가미했다. 글로리아는 여류시인 도로시 파커와 배우 찰리 채플린 등 친구들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철도왕’ 코닐리어스 밴더빌트의 후손인 글로리아는 어마어마한 부와 미모, 뛰어난 예술 재능으로 평생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못했다.
 
밴더빌트 가문은 ‘미국 남부의 하버드’라 불리는 밴더빌트 대학을 설립할 만큼의 명문가였다. 글로리아가 두 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사망하자 400만 달러의 유산을 그에게 남겼다. 어머니와 고모들이 재산상속 싸움을 벌였고, 결국 글로리아는 고모들과 살게 된다. 10살 소녀의 재산상속을 둘러싼 재판은 당시 ‘세기의 재판’으로 연일 신문에 오르내렸다.
 
네 번째 남편인 작가 와이엇 쿠퍼,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뉴욕 자택에서 네 가족은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중앙포토]

네 번째 남편인 작가 와이엇 쿠퍼,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뉴욕 자택에서 네 가족은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중앙포토]

글로리아는 네 번 결혼했다. 영화 제작자인 팻 디치코와의 첫 결혼에 이어, 두 번째 남편은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세 번째 남편은 영화감독 시드니 루멧, 네 번째 남편은 작가 와이엇 쿠퍼였다. 마지막 와이엇 쿠퍼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는데, 그 중 막내가 CNN의 메인 앵커 앤더슨 쿠퍼다. 이외에도 글로리아는 배우 말론 브란도,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 등과의 염문이 끊이지 않았다.
마릴린 먼로, 오드리 햅번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카메라에 담았던 사진작가 잉게 모라스가 찍은 글로리아의 사진. 이 사진 촬영 후 그녀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마릴린 먼로, 오드리 햅번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카메라에 담았던 사진작가 잉게 모라스가 찍은 글로리아의 사진. 이 사진 촬영 후 그녀는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재벌가 상속녀로서 생활은 안락하고 부유했지만 글로리아는 사교계 꽃으로의 삶 대신 시를 쓰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등 예술혼을 좇는 데 열중했다. 미술을 공부한 뒤 유화와 파스텔화 등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는 사람들로부터 ‘호사 취미’라는 비웃음도 샀다. 그러나 카드로 유명한 홀마크사가 글로리아의 디자인 감각을 높이 평가해 디자인 콜렉션 ‘밴더빌트 디자인’을 사들여 팬시상품에 사용했다. 곧이어 글로리아는 직물 디자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979년에는 ‘글로리아 밴더빌트 디자이너 진’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60년대에 글로리아가 꾸민 침실. 샹들리에와 화려한 패치워크가 인상적이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60년대에 글로리아가 꾸민 침실. 샹들리에와 화려한 패치워크가 인상적이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범상치 않은 운명을 타고난 어머니와 그 명성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던 아들 앤더슨 쿠퍼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쿠퍼를 낳은 네 번째 결혼에서 글로리아는 의외로 가정적인 어머니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 앤더슨 쿠퍼의 어릴 적 기억 속 어머니의 모습은 다르다. “학교 수업참관에 자꾸 어머니가 오려고 해 죽을 만큼 싫었던 기억이 있다. 파란색 밍크코트를 입고 학교 복도를 걷는 어머니를 상상해보라. 친구들에게 엄마의 존재를 들키지 않고 다녀가도록 동선을  짜는 게 어릴 적 나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미국 화가 존 캐럴 작품 앞에서 아들 쿠퍼와 차 한 잔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글로리아. 사진 속 박제된 곰은 아버지 레지널드 클레이풀 밴더빌트의 유품이다. [중앙포토]

미국 화가 존 캐럴 작품 앞에서 아들 쿠퍼와 차 한 잔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글로리아. 사진 속 박제된 곰은 아버지 레지널드 클레이풀 밴더빌트의 유품이다. [중앙포토]

 
어린 시절 병으로 아버지를 여읜 쿠퍼는 88년 대학생이었던 형 카터의 투신자살, 동성애자인 자신의 성정체성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으며 어머니와 점점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91세 생일을 앞둔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쿠퍼는 어머니의 남은 생애, 또 자신이 몰랐던 어머니의 모든 인생사에 깊숙이 들어가 보고픈 욕구를 갖게 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1년여 간 모자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책 『The Rainbow comes and goes』, 번역본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이 올해 초 출간됐다.  
글로리아가 그린 아들 쿠퍼. 전 세계를 누빈 아들의 취재 이력을 그림에 담았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글로리아가 그린 아들 쿠퍼. 전 세계를 누빈 아들의 취재 이력을 그림에 담았다. [글로리아 밴더빌트 인스타그램]

 
쿠퍼는 최근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를 여러 차례 조른 끝에 인스타그램을 오픈하게 된 것”이라며 “SNS라는 세상을 접한 어머니의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아들의 바람처럼 글로리아 밴더빌트 여사의 인스타에는 93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에너지로 가득하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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