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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탕 심리 사라져야 가상화폐 대중화

최성일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장

최성일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장

금융감독원을 퇴직한 선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친지가 금감원이 인증한 무슨 코인에 투자한다는데, 인증한 게 맞느냐고 묻는다. “그런 일 절대 없다. 100% 사기일 것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만큼 가상통화를 가장한 불법 유사수신이 횡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가상통화 투자 시 유의사항에 대하여 보도자료를 냈다. 과열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핀테크 혁신을 지원한다면서 왜 가상통화 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도와주지 않느냐는 거다.
 
왜 지금 핀테크 혁신에 목말라하고 있는가. 금융산업 서비스가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핀테크 혁신은 뛰어난 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금융산업의 틀을 뒤흔들 수 있다.
 
이런 변화의 촉매제로는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이 있다. 금융회사는 허풍쟁이 차입자를 걸러내고, 돈만 꾸고 나 몰라라 하는 행태를 막는다. 이른바 정보 비대칭의 해소이다. 은행과 제2금융권 간에 나타나는 금리절벽은 아직 많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빅데이터는 정보 비대칭을 다루는 틀을 바꿀 것이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기술로 불린다. 거래 장부를 다 같이 보관하고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거래 증빙을 공신력 있는 제3자에게 맡길 필요가 없다. 신뢰기관으로서 금융회사의 존립 근거를 뒤흔든다.
 
블록체인 기술을 최초로 구현한 것이 비트코인이다. 만일 비트코인 가치가 안정되고 원활히 유통된다면 놀라운 금융혁신을 뒷받침할 것이다. 해외 송금 시 비트코인을 쓰면 이메일로 금을 보내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더는 중개기관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투기대상이 된 것이 문제다. 투기거래가 폭주하면서 비트코인을 제때 이체하려면 채굴업자에게 건당 6달러 정도의 급행료를 내야 할 지경이다. 거래 지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에서 비트코인캐쉬가 분리되어 나왔다.
 
제도권으로 편입되려면 본인확인을 철저히 하고 거래도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거래소에서 섞이는 절차를 거치면 자금추적도 곤란하다고 한다. 많은 범죄자금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통화로 거래되는 이유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가상통화의 법적 성격이 규정되지 않았다. 거래소에 맡긴 고객재산이 아무런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혁신적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틀을 흔드는 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탕 심리로 가상통화 시장이 굴러간다면 파국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가상통화는 희소하지만 아무런 가치 없는 전산파일에 불과할 수도 있다. 보다 건전하고 신중한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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