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명] 조금만 멈추고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

인천영락교회 고창곤 목사



목회자는 그 삶 자체가 죽은 나무에 물 주는 것과 같다.
 
나는 올봄에 매실 묘목 300주를 심어봤다. 너무나 가뭄이 극심해서 나무를 가꾸기 몹시 힘이 들 때였다. 며칠 뒤에 가보았더니 상당한 수의 나무가 심을 때는 푸른 잎을 가진 묘목의 잎이 말라 죽어 있었다. 너무나 아깝고 안타까운 마음에 좀 일찍이 찾아와 물을 줄 걸 하며 후회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톱으로 줄기 껍질을 살살 비벼보니 파란색이 아직 있어 아! 어쩌면 살 수도 있겠구나 싶어 물을 주고 또다시 돌아와 미안한 마음에 다시 물을 한 번 더 주었다. 다시 며칠 뒤에 가보았더니 죽은 것은 죽고 몇 개의 나무 밑동에서 파란 새싹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 한 생명이 살아난 다는 것, 그냥 놔두었으면 반드시 죽을 텐데 돌봄이 나무 한 그루 생명을 살렸구나 하는 마음의 기쁨이 너무나 컸다.
 
나는 올해 40년째 목회하며 올해 말에 은퇴를 앞두고 있다. 목회 중 어느 사람은 도저히 예수 믿고 하나님의 화평에 들어갈 사람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푸른 향기를 내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지구가 두 쪽이 나도 믿음이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세상을 사랑해 그리스도의 의의 옷을 벗고 사랑을 배반하고 떠나가는 사람도 보았다.
 
은퇴하면 매실나무 묘목을 가지고 목회하는 마음으로 키워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어떤 사람은 한물간 매실 묘목을 왜 심었느냐 돈도 경제성도 없는데 하며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은 그 분의 생각이고 난 매실열매가 너무 좋다 그래서 매실 나무를 심었다고 속으로만 말하고 겉으로는 그분에겐 “그러게요” 하며 씩 웃고 만다.
 
사람은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기다리다 늙어간다. 할머니·할아버지 가슴에 쌓아둔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이삭줍기 선교회’를 만들었다. 사진은 인천영락교회 전경. [사진 인천영락교회]

사람은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기다리다 늙어간다. 할머니·할아버지 가슴에 쌓아둔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이삭줍기 선교회’를 만들었다. 사진은 인천영락교회 전경. [사진 인천영락교회]

나는 매실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으로 대하듯 매실나무를 놓고 목회할 생각이다. 그들은 배반하지 않고 사랑을 받은 만큼 열매로 답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또 1년에 3-4개월은 농촌·산촌에 다니면서 할머니·할아버지 가슴에 쌓아둔 그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이삭줍기 선교회’를 만들었다.
 
사람은 조그마한 지식만 있으면 남을 가르치려고만 하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우를 범한다. 남을 가르치려는 것, 조금만 멈추고 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한다. 그 분들은 무수한 세월 속에 풍상을 겪은 이야기들을 가슴에 쌓아두고 한(恨)과 외로움으로 육신의 껍데기가 나이를 먹어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기다리다 늙어 가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남을 가르치려고 대들지 말고 남의 이야기를 더 깊이 경청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더 좋은 세상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