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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마법, 음악을 만나다

[매거진M] 영화와 음악을 사랑한다면 여름에 꼭 가 봐야 할 축제.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가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메가박스 제천과 청풍호반무대 등에서 열린다. 올해는 각국에서 초청된 107편의 음악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매 상영에 앞서 선보일 트레일러 영상은 김종관(42) 감독이 연출한 ‘낮과 밤’. 1분 30초의 짧은 시간, 관객을 영화의 세계로 선뜻 끌어당긴다.소나기가 내리던 여름날, 김종관 감독과 이 영상에 출연한 배우 류선영(29)을 만났다. 둘의 이야기와 더불어전진수 프로그래머의 추천작을 바탕으로 magazine M이 뽑은 필견 영화를 소개한다.
 
 
김종관 감독 & 배우 류선영 / 사진=라희찬(STUDIO 706)

김종관 감독 & 배우 류선영 / 사진=라희찬(STUDIO 706)

서울 통의동의 담벼락. 담 왼쪽에 한 여성(류선영)이 햇살 아래 아코디언을 불고 있다. 아코디언 소리가 화면을 채울 때쯤 담 오른쪽이 어두워지며, 춤을 추는 다른 여성(이요음)이 나타난다. 빗소리가 들리며 어둠은 점점 왼쪽으로 번진다. ‘낮과 밤’의 내용이다. 짧지만 여운은 길다. 환상적인 어둠의 세계로 초대 받는 기분이랄까. 마치 영화를 보기 직전 극장의 불이 꺼지는 순간처럼. 김종관 감독은 ‘최악의 하루’(2016) ‘더 테이블’(8월 24일 개봉)에 이어 이 영상도 그의 집과 작업실이 있는 서촌에서 찍었다.
 
―허진호 집행위원장의 권유로 연출을 맡았다고.
김종관 감독(이하 김) “허 집행위원장의 집에서 우리 집까지 굴러가면 닿을 거리다(웃음). 지난해 5월 서촌에서 ‘더 테이블’을 촬영하는 데 임필성 감독이 놀러왔다. 그때 제천영화제 사무국도 이 동네라 허 집행위원장도 들렀다. 그날 임 감독에게 트레일러 연출을 맡기더라. 나중에 말했지. 왜 내 현장 와서 다른 감독에게 제의했냐고. 그랬더니 올해는 내게 연락하더라(웃음).”
 
―트레일러 연출은 어떤 묘미가 있기에.
“영화 외에 짧은 영상을 자유롭게 만드는 게 재미있다. 고민해야 할 것도 제법 있다. 일단 짧아야 하고, 이후 상영할 영화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 계속 노출되는 영상이니 질려서도 안 되고. 이런 제약 속에서 한 편의 영화처럼 서사 구조를 갖춘 트레일러를 만들고 싶었다.”
 
―콘셉트가 흥미롭다. 낮이 밤으로 변하는 순간이 판타지처럼 느껴지는데.
“일상적인 공간이 환상적인 순간으로 바뀐다는 게 중요했다. 영화 속 이야기가 그렇지 않나. 별 다를 것 없이 살던 인물이 새로운 사건을 만나 이를 쫓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인물 역시 변하는 것. 옛 무성영화처럼 아날로그 장치를 써서 이런 마법 같은 순간을 담으려 했다. 그래서 한 공간을 두고 낮과 밤, 두 컷을 촬영한 후 서서히 겹쳐가는 식으로 후반작업을 했다. 촬영한 벽은 ‘최악의 하루’에도 나오는 곳인데, 신비스러운 느낌이 있다.”
 
류선영(이하 류) “맞다. 촬영 당일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그림이 딱 그려지더라. 마치 감독님의 작업실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쯤 되면 감독님은 종로구 홍보대사를 노려도 될 것 같다(웃음).”
트레일러 '낮과 밤'

트레일러 '낮과 밤'

 
―류선영이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등장한다.
“감독님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출연하게 됐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등 건반 악기와 플루트를 배워서 자신 있었다. 꽤 어려운 악기를 연주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웃음).”
 
“원래 플루트 연주를 시키려 했는데, 벽에 기대 편안히 아코디언을 부는 모습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바꿨지(웃음).”
 
“하루 동안 촬영했는데, 그날 날씨가 오락가락해 비가 오다 그치길 반복했다. 습기가 머문 골목에서 오랜만에 아코디언을 부는데, 소리가 너무 좋더라. 최고의 악기 선택이었다.”
 
―영상에 들리는 빗소리도 진짜인가.
“맞다. 밤 화면의 선영씨가 움직임을 멈추던 순간엔 번개까지 쳤다. 우연이 만들어 준 장면이다. 시나리오를 쓸 땐 상상하지 못했던 선물을 촬영장에서 받을 때가 있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번엔 정말 고마운 선물이었다.”
 
―제천영화제는 자주 찾았나.
“몇 번 갔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영화와 음악을 함께 맛볼 수 있어 좋더라. 영화가 주는 여유로움과 공연이 주는 신나는 기운이 모두 있달까. 다른 영화제와는 사뭇 다르다. 올해는 좋아하는 뮤지션 존 콜트레인의 다큐멘터리 ‘존 콜트레인 스토리’(2016, 존 셰인펠드 감독)도 상영하더라.”
 
“난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와 음악 둘 다 매일 달고 사는 것들이라 신난다. 올해는 사흘 정도 있을 예정이다.”
 
―둘이 함께한 첫 작업에 대한 소감은.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어 즐거웠다. 나중엔 감독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한예리, 정유미 등 여성 배우와 작업을 많이 하셨으니, 언젠가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한예리도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트레일러를 찍으며 처음 만났다. 사실 트레일러는 연출을 잘해도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하는데, 못하면 욕먹는다(웃음). 하지만 이렇게 여러 인연을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나현·고석희 기자 respiro@joongang.co.kr 사진=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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