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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거기 어디?]과일 빙수 하나로 경리단길 제패한 '반전형제'

더워도 너무 덥다. 이런 날 가기에는 빙수집만한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진 빙수집이 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반전형제’다. 파인애플·멜론·수박 껍질 위에 50㎝가 족히 넘는 높이의 ‘빙수 탑’은 새로운 사진거리를 찾는 인스타그래머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반전형제란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2500여 개. 얼음에 생과일까지 콕콕 박아놓은 신기하고 예쁜 빙수의 모습이 인스타에 넘쳐 난다. 

50㎝ 높이로 쌓은 특이하고 예쁜 과일빙수집
파인애플 한 통, 멜론 한 통을 다 넣어
손님 이곳에만 몰려 인근 빙수집 문 닫기도

'반전형제'의 파인애플 빙수. 생 과일 그대로에 모양내 높이 쌓은 빙수가 예뻐서 특히 젊은 여성 인스타그래머에게 인기다.  

'반전형제'의 파인애플 빙수. 생 과일 그대로에 모양내 높이 쌓은 빙수가 예뻐서 특히 젊은 여성 인스타그래머에게 인기다.  

8월 2일 무더위 속에 반전형제를 찾아 경리단길로 향했다. 오후 6시. 경리단에서 출발해 그랜드 하얏트 호텔 쪽으로 거슬러 300m쯤 올라가다 보면 만화로 두 남자 얼굴을 그린 작은 간판이 달린 가게가 나온다. 하루 중 가장 한산하다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는데도 밖엔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작은 가게 안 6개의 테이블이 이미 다 찼다는 의미였다. 

찌는듯한 무더위, 빙수집 밖에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찌는듯한 무더위, 빙수집 밖에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간판 속 남자 둘은 바로 이곳의 주인인 염민철(37)·민호(32) 형제다. 성격도 외모도 너무 달라 이름을 ‘반전형제’라고 지었단다. 빙수집이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간판엔 작은 술병과 포크 나이프 그림만 붙어있다. 염민호 사장은 “원래는 빙수집이 아니라 낮에는 카페, 밤에는 술집인 가게였다”고 말했다. 

반전형제는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꽉 찬다. 

반전형제는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꽉 찬다. 

사연은 이랬다. 4년 전 동생 민호씨가 1년 간의 바리스타 생활을 접고 호주에서 돌아왔을 때 마침 경리단길에서 앤티크 가구점을 운영하던 부모님이 가게를 그만두게 됐다. 그 자리에 제약회사 영업맨이던 형 민철씨까지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카페를 만들었다. 당시 커피와 디저트 메뉴를 준비하면서 함께 낼 빙수 메뉴도 만들었는데, 그게 지금 인스타를 달구는 세 종류의 과일 빙수다. 
처음엔 커피와 디저트, 빙수를 함께 팔다가 빙수 인기가 많아져 여름엔 빙수만 판매한다. 2014년 개업 당시 인근에 있었던 빙수집 세 곳이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경리단길의 빙수 손님이 이곳으로만 몰린다. 작은 가게에서 하루 팔리는 빙수 양은 주중 70~80개, 주말 100~120개다. 
전날 전화예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 반전형제의 수박빙수. 

전날 전화예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 반전형제의 수박빙수. 

생긴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반전형제는 올해 유독 SNS에서 인기 몰이를 하는 중이다. 동생 민호씨는 “지난해까진 잡지나 방송을 보고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올해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손님이 멜론 빙수 사진을 찍고 있다. 

한 손님이 멜론 빙수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의 빙수를 실제로 보면 그럴만하다 싶다. 사진에 잘 나오는 예쁜 비주얼과 높게 쌓은 특이한 형태, 과일로만 맛을 낸 담백한 웰빙코드까지 삼박자를 다 갖췄다.  
빙수 종류는 여름엔 파인애플, 멜론 수박의 세 가지, 겨울엔 수박이 빠진 두 가지를 낸다. 파인애플 빙수는 파인애플 한 통을, 수박은 반 통을 빙수 하나에 다 넣는다. 멜론은 그날 들어오는 과일 크기가 크면 반 통, 작으면 한 통을 넣는단다. 과일은 매일 아침 형 민철씨가 시장에 나가 가장 좋은 상태의 과일로 골라 사온다. 빙수 가격은 각 1만5000원이다. 
가게 안에 쌓여있는 멜론과 파인애플 박스들. 주문이 들어오면 여기사 한통씩 꺼내 빙수를 만든다. 

가게 안에 쌓여있는 멜론과 파인애플 박스들. 주문이 들어오면 여기사 한통씩 꺼내 빙수를 만든다. 

파인애플 빙수를 시켰더니 형 민철씨가 주방 옆에 있는 과일 박스에서 생 파인애플 하나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미리 작업을 해놓는 것이 아니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과일을 자르고 속을 파내서 신선함과 당도를 유지하는 게 이 집 맛의 비결이다. 
직접 파낸 과육은 토핑으로 얹을 것을 제외하곤 믹서기에 다 넣어 얼음과 함께 간다. 여기서 잠깐. 여느 빙수집과 다른 점이 있다. 제빙기에서 얼음을 갈아 그 위에 과일과 시럽을 얹는 것이 아니라 믹서기에 일반 조각얼음과 과일, 집에서 만든 과일청을 넣고 갈아 슬러쉬 상태로 만든다.  
얼음이 다 갈리기 전엔 몇 번을 중간에 멈춰 주걱으로 내용물을 섞어준다. 과일을 넣어 간 얼음을 높게 쌓기 위해 농도 조절을 하는 과정이다. 동생 민호씨는 “너무 묽으면 높게 쌓을 수가 없어 과일의 익은 상태, 물의 양, 얼음의 갈리는 정도 등을 중간중간 확인하며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시피를 찾기 위해 3주간 밥 대신 과일만 먹고 메뉴를 개발했다고 한다.
반전형제의 염민철(오른쪽), 민호 형제. 빙수를 직접 만드느라 잠시도 쉬지 못하는 형제에게 사진 포즈를 부탁했다.  

반전형제의 염민철(오른쪽), 민호 형제. 빙수를 직접 만드느라 잠시도 쉬지 못하는 형제에게 사진 포즈를 부탁했다.  

빙수가 나오면 손님들은 사진 찍기 바쁘다. 높게 쌓인 빙수탑의 모습이 신기하고 그 모양이 꽤 예쁘기 때문이다. 한 20대 여자 손님은 “이 빙수를 먹으려고 인천에서 왔다”며 “SNS에서 유명한 빙수를 이제야 먹게 됐다”고 좋아했다.
빙수는 한 개가 3인분이다. 먹을 땐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덜어서 먹어야 한다. 참,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수박 빙수는 전날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만 먹을 수 있다. 수박 속의 씨를 모두 수작업으로 빼내야 해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 그날 팔 물량만큼만 작업하기 때문이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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