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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일씨, 광화문서 단식농성 중 …"비정규직 위해 싸울 것"

서울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 공원에서 단식 농성 중인 노승일씨.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 공원에서 단식 농성 중인 노승일씨. [연합뉴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국정 농단 사태 이후의 시간 중 지난 5일 남짓이 가장 마음 편했어요."
 
6일 오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내부고발자 노승일(41)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목소리가 밝았다. 노씨는 지난 2일부터 5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의 자리는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 소공원에 마련된 작은 텐트다. 
 
이날 텐트에 갔을 때 노씨는 출타 중이었다. 전화를 해보니 벌초를 위해 조부의 산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다고 했다. 밤부터는 다시 텐트로 돌아와 촛불을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더운데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니 "아직 참을만 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지난 6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지난 6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61·구속)씨가 장악했던 K스포츠재단의 부장 출신인 노씨는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내부고발자로 청문회·재판 등에 증인으로 나서 비선실세 최씨의 행각을 폭로했다. 
 
그런 노씨가 단식 농성을 결심한 것은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50일 가까이 단식 중인 김용희씨를 만나고부터다. 노씨는 "재판 증인으로 나가게 되면서 부당해고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는데 김씨는 지난달 초 해고자 중 한 명이 '통의동에 관까지 짜놓고 단식 투쟁하시는 사람이 있다'며 소개해줘 알게 됐다. 상황이 안타까워 '단식 그만 하면 제가 같이 투쟁하겠습니다'고 설득했는데 안 통하더라. 그래서 아예 단식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식 하루 만인 2일 노씨는 해고·사업장 폐쇄 등의 사태를 겪고 수년 간 장기 투쟁을 해온 이들이 꾸린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의 정부서울청사 옆 농성 천막을 종로구청이 철거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노씨는 "그 모습을 본 뒤 한국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고용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단식 농성의 기한도 '국회의 비정규직 폐지 법안 발의 약속 시'까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노승일씨는"비정규직 철폐 운동에 힘을 보태고자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승일씨는"비정규직 철폐 운동에 힘을 보태고자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씨는 "대학(한국체대) 총학생회장 시절부터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동안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는 삶을 살다보니 사회 운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했다. 이제 직장도 없고 남는 게 시간이니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아보려 한다. 이제서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왜 하필 '비정규직' 관련 투쟁에 동참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비정규직은 최고의 악법이다. 지금 사회 현상을 보면 오히려 노동자들끼리 정규직과 비정규직, 두 편으로 나뉘어버렸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보다 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중 누군가가 비정규직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 전국을 돌며 전국민 1000만 서명 받으러 다닐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지난달 노씨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함께 최순실씨 은닉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독일에 다녀왔다. 그는 "최씨 일가의 재산 조사에 관한 법안이 발의되고 정식 기구가 만들어지면 이제 나 말고 다른 전문가들이 그 일에 참여해야 한다. 안 의원에게 이미 '8월에는 단식 농성 때문에 더 이상 관련 일은 못 도울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최씨 딸 정유라(22)씨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씨 해외 자금에 대한 결정권자가 정씨로 돼 있으므로 그를 불구속시켜서 독일 사업을 유지하는 게 최씨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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