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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에서 데뷔전 치른 강경화 '베를린 구상' 전도사 역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마닐라에 도착해 브루나이·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과 외교장관 회담을 한 강 장관은 6일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연쇄적으로 회담했다. 
강 장관이 중점을 둔 부분은 하나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공감대 확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낮 12시부터 35분 동안 진행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이야기로 시작됐다. 회담 앞머리에서 기자들이 2371호에 대한 의견을 묻자 틸러슨 장관은 “매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고, 강 장관은 “도출 과정에서 우리와 완전한 협의를 한 데 대해 (미 측에)감사하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implement’(준수하다)보다는 ‘enforce’(집행하다)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이는 필요시 이행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도 취하겠다는 뜻”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견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양 측이 동의했고, 틸러슨 장관은 한·미·일 공조가 견고해야 북한은 물론 중·러에도 확실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 장관과 틸러슨 장관은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조기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양 측은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사거리 800km의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탄두 최대 중량을 현재의 두 배인 1t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미는 또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정례화를 위한 실무 협의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틸러슨 장관은 정부가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담에 배석한 당국자는 “양 측 모두 비핵화를 평화적 방식으로 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재확인했고, 우리의 대북 구상과 지난달 대북 제안 등을 설명하자 틸러슨 장관은 이해와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오전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언급됐다고 한다. 일부 아세안 국가 장관들이 베를린 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자 강 장관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면서도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항상 견지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신정부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여성 장관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5일 강 장관과 회담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여성 외교 장관 그룹’에 가입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그를 반겼다. 이들은 모든 배석자를 내보낸 채 단 둘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예정 시간을 약 20분 넘겨 30분 만에 대화를 마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강 장관은 “lady's talk(여자들끼리 이야기)”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닐라=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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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