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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상서로운 징조? 아주 특별한 골퍼, 김인경

6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킹스반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김인경(왼쪽)과 그의 매니저가 활짝 웃고 있다. 그 뒤로 무지개가 떴다. 킹스반스=성호준 기자

6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킹스반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김인경(왼쪽)과 그의 매니저가 활짝 웃고 있다. 그 뒤로 무지개가 떴다. 킹스반스=성호준 기자

 
김인경(29)이 셋째 날 경기를 마칠 즈음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6일 새벽(한국시각)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킹스반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브리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 하루 종일 비바람을 맞고서도 6타를 줄인 김인경은 무지개를 보고서 미소를 지었다. 
 무지개는 김인경에게 상서로운 징조일까. 김인경은 6일 밤 시작되는 최종 4라운드에서 6타 차 선두(합계 17언더파)로 출발한다. 2위는 전 세계랭킹 1위 아리야 쭈타누깐의 언니인 모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조지아 홀(잉글랜드)이다. 박인비는 합계 10언더파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다.최종 4라운드는 JTBC골프가 생중계한다. 
 
3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는 김인경. [킹스반스 로이터=연합뉴스]

3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는 김인경. [킹스반스 로이터=연합뉴스]

 LPGA 투어 11년차 김인경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얼굴이 까만 편이다. 한동안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김인경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아버지는 “인경이가 어렸을 때 부터 쓸데없이 켜진 불은 다 끄고 다녔다”고 했다. 그는 자외선차단제가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생각해서 선크림 사용을 삼갔다. 그러나 요즘은 어머니의 강권에 엷게 바르는 정도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는다.  
 김인경은 골프 이외에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그는 프랑스 식당에서 원어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불어를 배우기도 했다.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 돌아와 대형서점을 돌아다니며 책을 한 보따리 산다. 감명 깊게 읽은 책 저자에게는 직접 이메일도 보낸다. 김인경은 “철학이나 문학에 관심이 많다. 작가가 되보고 싶다”고 했다. 
 김인경은 그림도 그린다. 빈센트 반 고호를 좋아한다. 그는 “고흐를 만나면 '훌륭한 작품을 남겨줘 고맙다' 고 꼭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비틀스 매니어이기도 하다. 김인경은 “어떤 잡지에서 비틀스 명곡 100곡을 선정했는데 그중 95곡이 아는 노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스터데이’나 ‘렛잇비’ 같은 대중적인 곡도 좋아하지만 ‘블랙버드’란 곡을 가장 좋아한다. 
 김인경은 17세이던 2005년 강압적인 선·후배 문화가 싫어 미국으로 홀로 유학을 떠났다.주니어 시절부터 승부욕이 강했다. 함께 연습을 하던 장타자들에게 뒤지기 싫어 티잉 그라운드 뒤편에서 달려와서 드라이브샷을 하기도 했다. 그의 키는 1m 60㎝. 체격이 작아 샷거리도 짧은 편이다. 대신 김인경은 샷이 매우 정교하다. 공을 높은 탄도, 낮은 탄도로 조절하는 건 물론 좌우로 휘어치는 능력도 뛰어나다.  
 김인경을 이야기 할 때 2012년 열린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당시 마지막 홀에서 약 30cm거리의 퍼트를 놓쳐 연장에 나갔다가 결국 우승을 놓쳤다. 골프 역사상 가장 아쉬운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6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킹스반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김인경(가운데)이 활짝 웃고 있다. 그 뒤로 무지개가 떴다. 킹스반스=성호준 기자

6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인근 킹스반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김인경(가운데)이 활짝 웃고 있다. 그 뒤로 무지개가 떴다. 킹스반스=성호준 기자

 
 그 사건 이후 그는 불교에 귀의했다. 한 동안 완벽한 채식주의자로 지냈다. “남들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스포츠를 계속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티브 잡스처럼 인도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만류로 인도에는 가지 않았다. 대신 인도네시아 단식원에서 13일을 보냈다. 2012년부터는 법륜스님과 함께 수행도 하고, 봉사활동도 한다. 
 남을 돕는 데도 그는 앞장선다. 2006년 말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을 때도 그는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김인경은 지난해 10월에서야 30㎝ 퍼트를 놓친 충격에서 벗어났다. 중국에서 열린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법륜스님과 함께 봉사 활동을 하다 눈길에 미끄러져 다쳤다.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6월 숍라이트 클래식에 출전했다. 그 대회는 발달 장애인을 위한 '스페셜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어서 흔쾌히 출전했다. 김인경은 스페셜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그 대회에서 김인경은 우승했고, 상금 중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김인경은 지난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도 우승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킹스반스=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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