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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 백지신탁에 모두 손사래

 문재인 정부 조각(組閣)의 마지막 퍼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16개 부처 장관의 임명과 지명을 마쳤으나 이 자리만은 아직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후보자를 발표하지 못했다. 이 자리는 현 정부들어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장관급으로 격상돼 임명이 늦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그 보다 지명이 늦어진 진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장관이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위탁해야 하는 ‘백지신탁’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문 대통령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론 현장 경험이 있는 벤처 기업가 출신을 발탁하고 싶어했지만 후보자들이 대부분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우리가 모시고 싶었던 벤처 기업가 출신 후보자들은 백지신탁 때문에 자신의 경영권이 영향 받을 것을 우려해 대부분 고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장관 인선을 더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후보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검토가 잘 마무리되면 벤처 기업인 출신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일반 기업이나 학자 출신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의원 출신인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 등을 설계한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거론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환담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환담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백지신탁은 공직자윤리법 14조에 따른 것이다.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등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했으면 이를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위원회로부터 해당 주식이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을 받으면 한달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신탁해야 한다. 신탁 받은 금융기관은 60일 이내에 주식을 팔아야 하고 거래 정보를 당사자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백지신탁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같은 제도가 시행되는 건 보유한 주식과 관련된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 1일 관보에 따르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지속가능성센터 지우’ 주식 2만주, 1억원 어치를 NH농협에 신탁했다. 벤처 기업인 출신이 장관이 될 경우 창업 기업, 중소 기업 등에 강력한 지원책을 펴야 하기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013년 3월 18일 당시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광주 오포읍 주성엔지지어링 본사에서 자신이 백지신탁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2013년 3월 18일 당시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광주 오포읍 주성엔지지어링 본사에서 자신이 백지신탁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백지신탁 때문에 당시 초대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성엔지니어링 주식 24%, 당시로는 695억원 가량을 갖고 있었던 그였다. 황 사장은 “임기가 끝나면 돌려받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주식이 내 의지와 다르게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황 내정자의 사퇴 이후에 임명된 한정화 청장은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이었다. 2016년 취임한 주영섭 청장은 기아차 계열사 대표 등을 지냈지만 창업가가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청와대 참모진도 백지신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임박한 6월 30일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의 보유 주식 매각 사실이 관보에 공고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의 주식 매각 사실이 관보에 공고됨에 따라 장 실장과 윤 수석 등이 미국 방문에 동행할 수 있었다. 매각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신분이 내정자이고 그러면 해외 출장 승인도 떨어지지 않는다. 일부 참모들은 주식 매각이 이뤄지지 못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했다고 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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