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재판부 침해” vs “알 권리 독립성보장”…뜨거운 재판 중계 논란

2013년 3월 21일 국내 최초로 대법원 공개변론이 TV·인터넷에 생중계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국외이송약취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26)에 대한 재판의 공개변론을 주재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3년 3월 21일 국내 최초로 대법원 공개변론이 TV·인터넷에 생중계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국외이송약취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26)에 대한 재판의 공개변론을 주재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25일 대법원이 1,2심 재판 중계 허용을 결정하자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에선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판사에게 재판 중계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대론을 펼치고 있다. 반면 헌법에 규정된 재판 공개주의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앞세운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재판 중계는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재판장이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고 판단하면 중계를 허용할 수 있다. 아직 실제로 중계가 이뤄진 적은 없다. 이달 말에 선고가 예상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재판 중계로 법관들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정 사건에 대한 영장 기각만으로도 ‘판사 신상털기’가 이뤄지는 사회 분위기에서 재판 장면이 중계되면 ‘양심에 따른 판결’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일선 판사들의 개혁 요구로 압박을 받고 있는 대법원이 재판 중계 카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대법원은 제외하고 1,2심 재판에만 중계를 허용 하도록 했다. 대법원이 중계에 대한 부담을 하급심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공개변론만 중계를 허용한다.
 
재판 중계는 정치적 쟁점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인민재판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 농단 사건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5월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방청권 응모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국정 농단 사건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5월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방청권 응모에 참여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재판 중계는 반 세기 이상 지속돼온 논쟁 거리다. 배심원들의 판단이 중요한 영미법계 국가에선 중계를 전면 또는 일부 허용했고, 판사의 판단이 핵심인 독일ㆍ프랑스 등 대륙법계 국가에선 중계를 제한하는 원칙이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2007년 ‘판사 석궁테러’ 사건 이후 재판에 대한 불신 때문에 재판 중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법원은 2013년에 공개변론에 한해 중계를 허용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허용했다. 
 
헌법 제109조와 법원조직법 제57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재판 공개주의’ 원칙이다. 여기에서의 '공개'의 범위를 법정 내 방청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TV나 인터넷까지 포함해야 하는지는 법조문에 명시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국민의 알 권리는 생중계가 아니라도 재판 과정, 결과에 대한 보도를 통해 충족될 수 있다. 반면에 중계로 인한 피고인의 인권 침해 등의 문제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에 의한 심판을 해야 할 재판부가 여론 동향에 움츠러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서울고법 소속 판사는 “판결에 대한 비판도 판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중계에 대한 부담을 의식하지 않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 중계 대상을 ‘공적인 인물’ ‘사회적 파장이 있는 주요 사건’에 한정한다면 국민들의 알 권리도 적극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 중계의 경우 일종의 ‘시민 감시’가 작용해 공정한 재판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고인에 대한 인권 침해나 변호인의 심리적 위축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법조계에서는 영국 사례를 참고할만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국에서는 최종심인 대법원 재판의 모든 심리 과정의 중계가 허용된다. 법률 대리인들이 출석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주로 TV로 중계된다. 당사자들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거나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하급심은 재판부의 선고 장면만 중계가 허용된다.
 
손국희ㆍ박사라 기자 9key@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