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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맴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하다

지난 5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또다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내놓았다.  대북제재 결의 2317호가 그것이다. 이번 대북제재 결의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나왔던 1718호에 이어 8번째로서 가장 강력한 경제제재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에 ‘돈이 되는 것’은 다 차단하고자 한 것이 이번 대북제재의 특징이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가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가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의 ‘외화벌이’에 가장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 철, 철광석, 납, 납 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수산물 수출도 막았다. 북한 주민들을 착취해 긁어모은 수산물 수출로 벌어들여 온 자금줄까지 차단된 것이다. 이것만 하더라도 상당한 양의 외화벌이 기회가 차단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철광석 등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약 30억 달러 중 3분 1에 해당하는 10억 달러 정도를 잃게 될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또 다른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중요한 하나인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도 금지되었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 약 5만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가 파견되어 달러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전에도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에 대한 안보리 결의는 있었지만 유엔 회원국들의 주의 ‘촉구’ 수준에 그쳤다. 이번 결의에서는 수출금지로 구체화되었다.
 
북한의 선박들도 재갈이 물리게 되었다. 유엔 안보리 산하에 설치된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선박을 지정하게 되면 유엔 회원국이 이들 선박의 자국 내 항구 입항을 금지하도록 하였다. 북한 회사와의 신규합작 투자나 기존 합자투자의 추가적 ‘신규투자’까지도 금지하여 북한의 외화벌이 산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했다.
 
이 외에도 북한의 ‘외화벌이’와 관련 있는 조직과 인물들을 ‘불랙 리스트’에 올려놓고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조선무역은행,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 조선민족보험총회사, 고려신용개발은행과 한 장수(조선무역은행 대표), 장성철(조선광업개발회사 해외대표) 장성남(단군무역회사 해외업무 총괄), 조철성(고려 광선은행 부대표), 박일규(조선련봉총무역회사 관리) 김문철(조선연합개발은행 대표) 등 개인 9명이 ‘블랙 리스트’ 대상이다.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를 논의해 왔다. [사진 중앙포토]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를 논의해 왔다. [사진 중앙포토]

종합하면, 이제까지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관계되는 부분에 한정되었다면 이번 결의안은 ‘포괄적 경제제재’로 확대되어 북한을 경제적으로 전 방위 압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이번 세대의 가장 혹독한 제재이자, 북한 정권에 대한 단일 제재로서는 가장 광범위한 경제제재 패키지”라고 강조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북한의 생명줄과도 같은 대북 석유 및 원유공급을 막지 못하게 되어 유엔의 대북제재가 ‘겉만 맴도’는 듯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결정적인 ‘한방’이 없는 한 김정은 정권은 꿈쩍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내부체제 결속의 기회로 몰고 갈 수 있다. 북한 지도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반미(反美) 핵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가고 있다는 징표로 제재 이후 또 다른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제재로 인해 초래되는 북한의 경제문제는 오히려 주민들의 체제 충성을 높여나가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 평양 당국이 그들의 경제난을 ‘미 제국주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반미’ 적대감을 조장하여 주민들의 결속력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에서 그들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전개해 나가고자 할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북한은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되풀이하는 태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제재 여부에 관계없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비대칭전력 즉, 장거리 핵미사일 전력을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여, 이를 억제하기 위한 결정적인 ‘한방’을 찾아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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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