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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절벽’ 못 내다본 교육부·교육청, 서로 남 탓만..근본 해결책은?

서울교대생과 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 학생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2018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교대생과 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 학생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2018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올해 공립 초등교사의 선발 인원이 급감하는 ‘임용절벽’이 현실화 되자 한 치 앞을 못 내다본 교육당국의 근시안적 교원 수급정책에 대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임용절벽’의 근본 원인은 학생수가 감소하는데도 신규 임용 교원을 줄이지 않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잘못 때문이다. 학생수 감소에 맞춰 전체 초등교사 정원은 2013년 15만595명에서 2017년 14만8245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매년 임용고사에선 4000~5000명씩을 새로 뽑았다.
 
 퇴직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 보니 8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817명이 미발령 상태로 남아 있다. 특히 미발령 예비교사들은 3년 안에 임용되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된다. 올해 시·도교육청들이 임용고사 선발 인원을 갑자기 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와 교육청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교육청들은 “지난 정부가 ‘청년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신규 임용을 많이 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00명 이상을 뽑으면 전체 정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교육부가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상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교육부의 말만 믿고 선발 인원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했는데 결국엔 정원만 351명 줄었다. 교육부가 약속을 어기면서 미발령 적체 인원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에서 초등 교원 임용을 담당했던 A씨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며 교육부에서 신규 교원을 많이 뽑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광주는 미발령 인원이 쌓이면서 올해 단 5명만 선발 공고를 냈다. 
 
 그러나 교육부는 수급 상황을 고려해 최종 선발 인원을 결정하는 것은 교육청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박지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청년 일자리 차원에서 채용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교육청도 정책적 판단을 통해 결정한 것이지, 교육부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뻔히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폭탄 돌리기’를 해온 교육부·교육청 모두가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교육부와 교육청들 모두 스스로 무능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임용절벽'이 초등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매년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중등교사 임용시험은 더 심각하다. 중등 예비교사 모임 소속 회원들은 지난 5일 공무원 학원이 밀집한 노량진역 일대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12일 오후엔 '임용 인원 확대'를 주장하며 청와대 앞에서 200여명이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 중등 임용시험에는 4만3648명이 몰렸지만 3889명만 합격해 10.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초등시험 경쟁률은 1.19대 1이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전문가들은 ‘임용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입체적인 점검과 해법 마련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학령인구와 퇴직 교원 수에 맞춘 수급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의 초등학생 수는 2010년 329만9094명에서 지난해 267만2843명으로 20% 가까이 줄었고 앞으로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3년 전 ‘명퇴대란’ 같은 일만 벌어지지 않으면 학생 수와, 퇴직 교원은 충분이 예측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임용고사 석 달 전에 몇 명 뽑을지 발표하지 말고 4~ 5년 전에 임용 계획을 미리 세우면 지금같은 사태가 안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교육정책에 필요한 적정 교원 수를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1교실 2교사제, 고교학점제 등 어떤 정책을 실행하느냐에 따라 교사 수요가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런 정책적 수요를 감안해 미리 실행단계마다 필요한 교원 수요를 예측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는 일도 중요하다. 박남기 전 총장은 “정치적 결정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임용절벽’ 같은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5년간 교사 1만5900명 충원 계획도 임기 내에 달성한다는 고집을 버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꺼번에 많이 뽑으면 다음번엔 너무 적게 선발해야 할 수 있어 이번 ‘임용절벽’처럼 수급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며 “몇 명을 뽑겠다고 공언하기보다 어떤 교육을 위해 얼마의 교사가 필요한지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교대·사범대 등 교원양성체계를 개선하자는 의견도 제시된다. 중등 교원의 경우 매해 뽑는 인원은 4000명 수준인데 사범대 출신, 일반대 교직과정 이수자 등 매년 2만4000여명의 예비교사가 배출된다. 
 
 박남기 전 총장은 “장기적인 수급 인원이 정해지면 교대·사범대 등의 정원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정현진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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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