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입소문이 가른 '군함도' vs '택시운전사' 흥행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인간미, 사람들의 유대감, 가족의 소중함 같은 가치에 초점을 맞춘 영화 '택시운전사' [사진 쇼박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인간미, 사람들의 유대감, 가족의 소중함 같은 가치에 초점을 맞춘 영화 '택시운전사' [사진 쇼박스]

올 여름 흥행대격돌을 벌이고 있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최종 승자는 누가될까?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의 초반 성적이 좋다. 개봉첫 주말인 5일(토요일) 하루에 112만명 관객을 기록했다. 나흘 만에 누적관객 300만명을 돌파해 역대 한국 영화 중 관객수 1위인 ‘명량’(1760만명)과 같은 속도로 관객 숫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지난달 26일 개봉한 ‘군함도’의 흥행 속도는 급격히 느려졌다. 올 '첫번째 1000만 영화'를 자임하며 역대 최다 스크린으로 개봉한 야심작이다. 첫 날엔 역대 영화 중 개봉일 관객수 신기록(97만명)을 세웠지만, 5일 관객은 27만명으로 훅 떨어졌다. 1주일 전 토요일(29일) 101만명에 비해 4분의1 수준이다. 관객 500만을 돌파한 2일 이후 관객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여 5일까지 누적 580만명 수준이다. 개봉 첫날 2000개를 넘어 논란이 됐던 상영관 숫자도 100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아직 최종 성적을 가늠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평판과 입소문이 두 영화의 흥행을 갈랐다. ‘군함도’는 스타 감독인 류승완에서 시작해 송중기ㆍ황정민ㆍ소지섭 등 흥행 되는 배우가 만든 영화다. 제작비 220억원에 CJ엔터테인먼트라는 영화계 큰 손이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또 일제 시대의 조선인 강제 노역이라는 소재를 골라 정서적으로도 흥행할만한 요소를 갖췄다.
 
그러나 논란이 많았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배급ㆍ상영을 동시에 하면서 상영관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개봉일엔 전국의 상영관 중 2027개 관에서 ‘군함도’를 틀었다. 개봉일 스크린수가 2000개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내용 면에서도 비판이 있었다. 민감한 역사적 소재를 세심하게 다루는 대신 볼거리 위주의 블록버스터식으로 풀어냈다는 지적이다. 박우성 영화평론가는 “역사적 공간을 다만 액션세트장으로 활용한 영화”라고 말했다.
 
개봉 첫 날 흥행과 별개로 부정적 여론은 이어졌다. 개봉 당일 네이버 영화 사이트 평점주기에 참여한 네티즌 50%가 10점 만점에 1점을 주는 ‘평점 테러’가 있었다. 개봉 후 열흘이 지난 지금도 네티즌의 평점은 5.13점으로 낮다. 반면 네이버를 통해 영화를 예매하고 실제로 관람한 관객의 평점은 7.50점으로 그보다 높다. 영화 내용 자체에 대한 만족도와 무관하게, 각종 논란 속 영화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호감보다는 비호감이 많았다고 해석할 만한 부분이다. 
 

반면 ‘택시운전사’의 평점은 고른 편이다. 관람객 9.35점, 네티즌 9.06점이다. ‘택시운전사’는 우연찮게 역사의 현장에 들어가는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를 통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리는 영화다. 제작비는 ‘군함도’보다 70억원이 적다. 예매율도 개봉 전날까지 3위에 그칠 정도로 화제성 면에서 ‘군함도’에 밀렸다.
 
 하지만 개봉 초반 흥행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일단은 '군함도'가 주춤한 반사이익을 얻은 모양새다. 시종일관 인간성과 사람들 사이의 유대라는, 반박 불가능한 주제를 끌고 간다. 영화 초반 만섭의 캐릭터 서술이 길고 과하다 느껴지고, 신파의 느낌까지 보이는 점은 아쉽다.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송강호를 활용해 소시민이 각성해가는 서사는 이미 흥행이 검증된 안전한 기획"이라며 “광주 시민을 저항의 주체가 아닌 희생자로만 묘사한 외부인의 시선”이라고 지적했다. '광주 영화'로서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택시운전사'에 대한 비판은 주로 영화 내용 자체에 집중되지만 '군함도'의 논란은 내용과 큰 상관이 없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군함도’는 영화의 완성도 대신 스크린 독과점, 역사적 팩트와의 차이, 친일ㆍ반일 논쟁 등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영화외적인 논란이 흥행에 제동을 거는 '군함도'와 달리 '택시운전사'는 영화의 내용적 한계에 대한 비판과 흥행이 따로 노는 모양새다.
 
흥행 배우와 감독이 참여하고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군함도'.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관객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사진 CJ엔터테인먼트]

흥행 배우와 감독이 참여하고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군함도'.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관객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사진 CJ엔터테인먼트]

보다 근본적인 지적도 있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군함도’는 1000만 관객 영화가 하늘이 내리는 게 아니고 자본과 배급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 듯한 영화였다. 내용 또한 1000만을 위한 전형적 요소가 다 들어있었다. 메가 히트를 위한 기획 영화를 관객은 알아본다"고 말했다. '1000만 기획영화'에 대한 관객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누적돼 있다는 것이다.
대작의 흥행에 유리한 스크린독과점이 오히려 흥행에 독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영화의 경쟁상대는 다른 영화가 아니라 웹툰ㆍ올림픽, 혹은 정치인들의 행태 같은 것이다. 영화관에 가도 내가 볼 영화를 선택할 수 없게 되면 관객은 영화관에 오지 않는다. 다른 분야로 간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