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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파워타임'서 DJ로 변신한 여자친구 "귀를 기울여봐요"

서울 이태원의 한 레스토랑에서 '멜론 라디오 스타 DJ'를 녹음하고 있는 여자친구. [사진 멜론]

서울 이태원의 한 레스토랑에서 '멜론 라디오 스타 DJ'를 녹음하고 있는 여자친구. [사진 멜론]

지난달 27일 오후 5시. 서울 이태원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모인 여자친구 멤버들은 안대를 쓰고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에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총동원했다. 한명씩 안대를 벗고 “우리가 자주 먹는 샐러드야” “치즈가 눈가루처럼 뿌려져 있어” 등 설명을 하면 막내 엄지가 정답을 맞혀야 모두가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퀴즈였다. 결국 “루꼴라 치즈 샐러드”라는 답을 맞힌 엄지는 “라디오 하면서 이렇게 스펙터클한 경험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TV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 아니다. 음악플랫폼 멜론 라디오의 ‘스타 DJ’ 녹음 현장이다. 멜론 앱에서만 들을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트로 주 1회씩 2회에 걸쳐 업로드된다. 여자친구는 2015년 3월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100회 동안 4번이나 진행을 맡아 최다 출연을 자랑하는 DJ이기도 하다. 이들이 1일 미니 5집 ‘패럴렐(PARALLEL)’ 발매를 앞두고 가장 먼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DJ 맞춤형 포맷에 있다. 가령 여자친구가 ‘청순파워타임’이란 이름으로 시즌4를 진행해 왔다면, 엑소는 앨범 콘셉트에 따라 ‘엑소더쇼’ ‘쓩쓩쓩’, 유닛 첸백시의 ‘CBX FM’ 등 다양한 타이틀로 변형해 자신들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박준철 PD는 “100번을 하면 100번 모두 다른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꼽았다.
네 번째로 '멜론 라디오 스타 DJ'를 찾은 여자친구 멤버들은 "코너 선정에서부터 의견을 내다 보니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보다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멜론]

네 번째로 '멜론 라디오 스타 DJ'를 찾은 여자친구 멤버들은 "코너 선정에서부터 의견을 내다 보니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보다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진 멜론]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타이틀곡으로 컴백한 여자친구는 레스토랑에서 고기 굽는 소리, 물 따르는 소리 등 스튜디오에서는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소리에 집중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와이준은 그에 맞는 음악을 즉흥적으로 연주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한 소절을 듣고 지난 5년 동안 연간 음원 차트 1~5위를 차지한 곡들을 맞추는 퀴즈를 통해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 풀 코스를 획득한 멤버들은 “눈물과 웃음, 음악과 음식이 있는 완벽한 순간”이라고 자평했다. 
 
철저하게 맞춤형으로 기획되는 만큼 출연진들도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지난 시즌에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롤링 페이퍼 원고를 직접 써온 여자친구는 이번에는 서로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를 릴레이 라이브로 선사했다. 박 PD는 “위너 같은 경우는 멤버 전원이 눈물을 흘리는 등 코너 반응이 뜨거웠다”며 “오랫동안 라디오를 진행했던 스윗소로우는 한번도 안해본 걸 해보고 싶다며 최면술사를 불렀다가 단단히 최면에 걸려 첫사랑에게 사과를 하는 등 생각지도 못한 에피소드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정보 전달 위주로 진행되는 팟캐스트와는 또다른 매력도 있다. 음원사이트인 만큼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워 다양한 선곡이 가능하다. 이날도 엄지가 멤버들 모두를 향해 부른 커피소년의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가 선택돼 방송을 탔다. 청취자들에게는 자체 팬 커뮤니티 ‘아지톡’을 통해 질문과 사연을 받고, 못다한 답변은 영상 프로그램인 ‘애스크 인 어 박스(Ask In a Box)’를 통해 전하는 등 플랫폼 안에서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장르별로 분할도 가능해 ‘아이돌 360 월드’ ‘힙합수다그램’ 등 오리지널 프로그램만 20여개에 달한다.
서울 신촌 연세로에 마련된 '뮤직 스트리트'를 찾은 5인조 밴드 마르멜로. 지니뮤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음악방송을 들을 수 있다. [사진 지니뮤직]

서울 신촌 연세로에 마련된 '뮤직 스트리트'를 찾은 5인조 밴드 마르멜로. 지니뮤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음악방송을 들을 수 있다. [사진 지니뮤직]

이에 벅스뮤직은 월 1회 ‘벅스 스페셜 라이브’ 공연을 개최해 회원들을 초대하고, 지니뮤직은 신촌 연세로를 뮤직 스트리트로 조성해 가로등을 스피커 삼아 음악방송을 들려주는 등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더이상 음악사이트에서는 음악만 듣고, 동영상사이트에서는 동영상만 보는 것이 아닌 플랫폼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해당 플랫폼에서만 이용 가능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로엔의 방지연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해외 팬들이 K팝을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자리잡은 ‘원더케이’처럼 멜론도 단순히 음악 감상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매개로 즐길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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