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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온돌방 36.5]웰다잉 서약용 법정 양식이 나왔어요

서울시설공단이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 설치하려고 추진 중인 웰다잉 복합 체험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설공단이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 설치하려고 추진 중인 웰다잉 복합 체험관 모습. [연합뉴스]

병원을 쩌렁쩌렁하던 (아버지의) 고함이 속삭임으로 바뀌게 되었다. 어느 날 담당 의사가 이렇게 말한다. 
 "계속해서 (아버님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있어요. 산소마스크도 해야 하고, 항생제도 고단위로 투여해야 합니다."
 나는 의사에게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연명의료(중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이제부터는 더는 다른 것들(의료행위들)을 하지 말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아범아 그게 무슨 말이고?"라며 놀란다. 모자 간에 대화가 이어진다. 
 "어머니, 이제부터는 아버지에게 다른 치료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고? 아범아, 어디 가서 그런 소리 말아라. 사람들이 들으면 자식이 부모 명줄 줄이겠다고 나서는 그런 꼴이 되는 거 아니냐." 
 옆에서 듣던 동생이 "엄마, 오빠가 알아서 한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조금은 의아해하는 눈치늘 보인다. 
 나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주가 흘렀고 2015년 5월 아버지의 고함이 흩어졌다(임종했다는 뜻).
서울 마포구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 사무실에 보관돼 있는 사전의료의향서. 약 1만여명의 의향서가 보관돼 있다.[중앙포토]

서울 마포구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 사무실에 보관돼 있는 사전의료의향서. 약 1만여명의 의향서가 보관돼 있다.[중앙포토]

 
 이상은 사단법인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 모)'의 웹진 여름호에 소개된 스토리다. 위의 글을 쓴 정 모 씨가 웰다잉을 깨닫고 아버지의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과정을 담았다. 
 만약 정씨의 아버지가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하 사전의향서)를 작성해뒀다면? 아마도 별 논란 없이 웰다잉으로 끝났을 것이다. 엊그제(4일) 웰다잉 관련 법률이 시행됐다.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다. 호스피스와 연명의료를 담아서 새로 만든 법률이다. 4일에는 호스피스가 시행됐고, 연명의료는 내년 2월 4일 시행된다. 
4일 확정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법정 양식.

4일 확정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법정 양식.

 연명의료 중단의 핵심적 장치가 사전의향서이다. 연명의료를 할지 여부를 미리 결정하는 문서다. 심폐소생술·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네 가지 행위를 할지말지 체크한다. 네 가지 중 일부만 거부 또는 수용해도 된다. 그 밖에 부수적으로 ▶호스피스 이용 여부 ▶사전의향서 등록기관의 설명 확인 ▶사망 전 열람허용 여부 ▶사전의향서 보관방법 ▶사전의향서 등록기관과 상담자를 적게 돼 있다.
 사전의향서를 작성한 후 등록기관에 등록해두면 편리하다. 갑작스레 사고가 나거나 쓰러져서 사전의향서가 필요할 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실모 같은 비영리단체나 의료기관 등이 등록기관이다. 본인이 편한 데에 등록하면 된다.  
 사전의향서는 법정 양식이다. 법률적 효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19세 이상만 작성할 수 있다. 작성·등록 후 생각이 달라지면 내용을 바꾸거나 철회할 수 있다. 이를 작성한 사람이 임종과정에 접어들 경우 담당의사가 사전의향서를 확인하면 연명의료를 중단한다.
 앞에 소개한 사전의향서 서식은 4일 시행한 법률에 담겨 있지만 내년 2월 4일 시행된다. 다만 서식이 4일 확정됐다는 뜻이다.
 현재 사실모를 비롯한 민간단체에서 몇 년전부터 독자적인 사전의향서 양식을 고안해 작성캠페인을 벌여 왔다. 20만명이 작성했다. 이것은 민간 서식에 따라 작성한 것이라 법적 효력이 없다. 다만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데 쓰일 수는 있다. 민간 서식 작성자는 내년 2월 4일 이후 법정 서식에 따라 새로 작성해야 법적 효력이 생긴다.  
 지금 시점에서 사전의향서를 쓰려면 법정 서식을 활용하는 게 좋다. 이 서식에 맞춰 작성하되 날짜를 적으면 안 된다. 그러면 법적 효력이 없어진다. 날짜란을 비워뒀다가 내년 2월 4일 이후에 채워서 등록기관에 등록하면 된다. 
 연명의료 중단은 고민을 거듭해서 결정한다. 웰다잉을 하기로 결심이 서면 바로 사전의향서를 작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서 법정 서식을 다운 받아서 작성하되 날짜만 내년에 넣으면 된다.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법정 서식을 다운 받으려면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들어가면 된다.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지 제 6호 서식'을 다운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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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