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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최재식의 연금 해부하기(3) 국민연금은 기초생활비, 더 바라면 안돼

기자
최재식 사진 최재식
오랜 세월 실무와 정책 경험을 닦은 연금 전문가다. 일반인이 연금에 대해 갖는 불신과 오해를 풀고,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지 길을 찾아줄 예정이다. 확신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의심도 하며 접근하려고 한다. 오늘날 연금제도가 처한 상황, 연금제도의 역사, 연금이 갖는 의미, 연금제도에 관한 편견, 연금재정 문제, 연금의 형평성, 연금정치와 정책 결정, 연금약속, 연금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한다. <편집자>
  
 
[중앙포토]

[중앙포토]

 
노년에는 연금이 있어야 한다. 죽는 그 날까지 존엄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연금이 필요하다. 노년의 연금은 생명의 돈이요, 향기 나는 돈이다.
 
강제로 보험료를 떼어가던 현역 시절에는 그렇게도 미운 연금이었다. 그런데 퇴직해보면 짧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연금이 효자 서넛보다 낫다고들 한다. 어느 자식이 매달 통장에 생활비를 꼬박꼬박 챙겨줄까? 처녀가 신랑감 고를 때 시부모될 사람이 연금을 어느 정도 받는지 물어보는 세태다.
 
 
연금만으로 풍족한 삶 가능할까? 
 
세계의 대부분 나라가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면 인류의 노후는 연금만으로 풍족해질 수 있을까? 연금수급자 바우씨에게 요즘 연금으로 살만 하냐고 물었다. “턱도 없죠. 고생한 마누라랑 해외여행도 다녀야 하고, 손자에게 용돈도 줘야 하고, 나이 들어 추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옷도 자주 사 입어야 하고, 친구들이랑 골프도 쳐야 하는데.”
“그럼 얼마나 드리면 되겠습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뭐 그런 걸 다 물어봐.”
 
바우씨의 로망과 달리 연금은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부담하는 사람의 형편을 고려해서 연금 수준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풍족한 연금은 꿈에서나 그려보는 것이 맞다.
 
 
[일러스트 김회룡 기자]

[일러스트 김회룡 기자]

 
바우씨의 친구인 다른 연금수급자에게 물었다. 그 역시
“당연히 턱도 없죠. 100만원도 안 되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방법이 있나요? 건강보험료·공공요금·각종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손에 남는 게 없는데”라고 대답했다. 
 
국민연금은 제도 도입의 역사가 짧아 미비점이 많다. 무엇보다 연금지급률이 떨어지고, 연금에 반영되는 소득상한이 너무 낮다. 앞으로 제도가 성숙하면 보완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경제정책이 ‘부유한 사회’를 위한 것이라면, 사회정책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것이다. 연금은 사회정책이다. 그래서 연금은 ‘부유한 노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추구한다. 이것이 공적연금의 기본가치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연금이지만 좀 부족한 듯 해도 ‘연금이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행복할 수 있다.
 
 
'행복 함정' 에 빠진 연금수급자들 
 
‘행복의 함정’이라는 말이 있다. 가질수록 행복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적게 가진 사람보다 많이 갖고 있으면서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구불만이 더 크다. 연금개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고액연금 수급자가 더 크다. 그러니 얼마를 받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만족을 모르는 마음이 문제다.
 
국가가 책임지는 공적연금은 노후에 필요한 기본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이상의 것은 회사나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사회보장 선진국들은 노후의 소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층보장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1층의 공적연금, 2층의 기업연금, 3층의 개인연금이 그것이다.
 
 
기초수급자 김호태씨는 기초연금을 받지만 생계비 지원금이 그만큼 깎인다. 안 받는 것과 같다. 김씨가 29일 서울 남대문 쪽방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기자

기초수급자 김호태씨는 기초연금을 받지만 생계비 지원금이 그만큼 깎인다. 안 받는 것과 같다. 김씨가 29일 서울 남대문 쪽방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기자

 
우리나라 공적연금은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연금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연금은 일시에 지급되는 퇴직금 형태로 운영하다 퇴직연금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개인연금 가입은 자율이다.
 
3층 연금 중 죽을 때까지 보장하면서 물가변동까지 반영하는 연금은 공적연금뿐이다. 그러니 공적연금 보험료를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모른다. 퇴직금은 가급적 중간정산 받지 말고, 자녀의 결혼자금이나 유학비용으로 모두 써버리지 말자. 개인연금은 퇴직 후 공적연금이 나올 때까지의 소득공백기를 헤쳐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노후자금으로 재산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임대소득도 좋지만,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도 활용해 볼만하다.
 
 
가장 남는 투자는 바로 ‘나’
 
 
[중앙포토]

[중앙포토]

 
우리는 100살 어쩌면 120살이나 150살까지 살 수도 있다. 그 때가 되면 서울 사는 아무개가 유산을 남겼다는 기록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돈이 남느냐 내가 남느냐 두뇌 게임이 시작됐다.
 
비장의 무기는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고 삶의 의미도 찾을 수 있는 일을 갖는 것이다. 그러려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자신의 재능에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 1% 금리시대에 월급 50만원은 6억원을 예금해 놓은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진다. 은퇴준비를 위해 돈을 저축하는 것에 못지않게 재능을 저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silver2061@hanmail.net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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