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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은 물론 재개발까지 전방위 압박, 전국 집값 하락세 이어질 것

[긴급 진단] 8·2 부동산 대책 일곱 가지 궁금증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전문가들. 왼쪽부터 정봉주 대표, 김연화 팀장, 양용화 센터장. 김경록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전문가들. 왼쪽부터 정봉주 대표, 김연화 팀장, 양용화 센터장. 김경록 기자

8월 2일 정부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8·2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한 달 보름 만에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지역별 맞춤형이던 6·19 대책과 달리 세제·금융 등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대책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단기간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공급 대책이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SUNDAY는 부동산 시장 전문가인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과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 정봉주 매니저부동산 대표와 함께 8·2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4일 오후 중앙일보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번 부동산 대책을 어떻게 보나. 
양용화 센터장=예상보다 강력한 대책이 나왔다. 6·19 대책까지는 지역별 맞춤형 핀셋 규제를 강조했던 정부가 전방위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특히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동시에 지정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권이 타격이 크다. 투기과열지구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줄어든 데다 재건축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정확하게는 조합원 지위는 팔 수 있지만 이를 산 사람은 아파트 분양권 대신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현금 청산 아파트를 살 사람이 없으니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고강도 대책으로 당분간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

김연화 팀장=비슷한 생각이다. 재건축은 기본이고 재개발·대출·세제·오피스텔 등 모든 영역에 걸친 종합부동산 대책이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풍선효과까지 고려했다.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 조합원의 분양권 전매 제한을 새롭게 도입했다. 재개발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뒤부터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한남·성수 등 강북 재개발 시장까지 규제한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과 내년도 늘어나는 입주물량까지 고려하면 가격하락세는 지속될 수 있다.

정봉주 대표=한마디로 보유세를 제외하고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냈다. 강남권을 제외한 전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강남은 관망세를 예상한다. 여유 자금이 있는 투자자는 싼값에 매물이 나오면 매입하고 매도자는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수요 억제 위주로 공급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양 센터장=올해와 내년도 서울 입주물량은 각각 7만5000가구 내외로 최근 10년 평균 물량(6만2000호)보다 많다. 앞으로 2년간 수도권 전체에 60만2000가구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이처럼 전체적인 공급량이 늘었음에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강남의 재건축 때문이다. 거주 선호도가 큰 강남권에 재건축이 몰리면서 재건축 이주자가 갑자기 늘어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다.

김 팀장=아파트 입주물량은 이미 분양이 끝난 것이다. 철저히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장기적인 공급 계획이 나와야 한다. 앞으로 구체적인 공급대책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정 대표=특히 이번 정부가 발표한 공급대책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연간 공공임대 13만 가구를 포함해 17만 가구 공적 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한다. 문제는 공적 임대주택을 지을 땅이 마땅치 않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신규 택지를 확보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서울시가 추진했던 도시재생사업 선정조차 잠정 중단됐다. 결국 서울에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하면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양 센터장=최근 상당수 투자자는 주식·채권을 사들이듯 부동산을 상품처럼 투자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자금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 포함되지 않는 경기도 분당·판교·광교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김 팀장=경기도 광명에도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질 수 있다. 이곳은 투기과열지구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대상지역인 데다 재건축 단지가 많기 때문이다. 또 이번 대책이 영향권 밖에 놓인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정 대표=실제로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자산가들의 수익형 부동산 문의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권하진 않았다. 최근 서울 꼬마빌딩,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공실률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오른 9.6%를 기록했다.  
 
정부가 보유세 카드를 꺼낼까. 보유세는 토지·주택 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가 급등한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 종부세 과세기준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1세대 1주택 9억원 초과(다주택자는 6억원)하는 경우다.
김 팀장=양도세는 시세차익이 있을 때 한 번만 내면 된다. 보유세는 자산을 팔아 이익을 거두지 않고도 매년 세금을 물기 때문에 더 강력한 부동산 규제 수단이다. 이번 대책 효과가 미미하다면 종부세 과세 기준을 낮추거나 세율을 높일 수 있다.

양 센터장=정부가 단기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대책이 효과가 없다면 보유세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규제가 시장을 이길 수 있나.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정부 출범 초기 아파트값을 잡으려고 하면 거꾸로 뛰고 부양하려 해도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집권 첫해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풀었지만 집값은 하락했다. 반대로 강력한 규제를 들고 나온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집권 첫해 집값이 13.4% 치솟았다.
정 대표=20년 넘게 부동산 업계에서 자문·컨설팅을 하면서 체득한 게 하나 있다. 집값은 규제를 받으면 더 왜곡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뒤를 쫓아 내놓은 후행적 조치는 집값 상승세를 부추긴다. 예를 들어 A아파트 값이 10억원 이상 오르자 정부가 규제를 내놨다고 해 보자. 결국 거래가 잦아들고 매도자는 매물을 거둬들인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A아파트를 사고 싶은 수요자는 웃돈을 줘서라도 매입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는 재임 5년간 종부세 등 12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공급 부족 여파로 서울 집값은 약 57% 상승했다.

김 팀장=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2005년은 재개발·재건축 붐이 나타났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급등할 만큼 주택 시장이 과열됐다. 더욱이 당시 부동산 대책은 이슈가 터질 때마다 처방전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엔 한꺼번에 종합대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양 센터장=장기적으로 정부 정책이 시장을 이기는 건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찾는 데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가계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른다. 그만큼 이번 대책은 규제 시기나 강도 면에서 적절했다고 본다.  
 
10년 새 집값이 얼마나 올랐나.
양 센터장=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년간 물가상승률은 23.5% 상승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2285만원 오른 5억6499만원(지난해 1분기 기준)이다. 즉 지난 10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약 27.8%로 물가상승률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뛴 서초구 아파트(10억9610원) 역시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25%를 기록했다.

김 팀장=단기로 보면 수치가 달라진다. 지난 3년간 아파트 가격이 30~40% 이상씩 오른 곳이 수두룩하다. 

양 센터장=맞는 얘기다. 지난해 2월까지 7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개포주공 1단지(41㎡)는 올 2월까지 2억원 이상이 올랐다. 정부는 소비자가 아파트 등 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맞다고 본다.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할 경우 물가상승률 수준의 수익을 거둔다면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사고팔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나.
김 팀장=무주택 실수요자에겐 청약통장을 이용한 내집 마련 기회가 넓어졌다. 다음달부터 가점제 적용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가점제는 민간분양 아파트 청약 때 1순위 안에서 무주택 기간, 부양 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 합산 점수가 높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 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가점제가 기존 75%에서 100%로 확대 적용된다. 다만 40대 이상 무주택자에 비해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에겐 불리할 수 있다.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라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나오는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양 센터장=양도세 부담이 큰 다주택자는 내년 3월 말까지 주택을 정리하거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고려할 만하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양도세 등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임대료를 연 5%까지만 올릴 수 있다.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 내년 4월 이후 3주택자는 미래가치가 큰 부동산은 자녀에게 증여하는 게 유리하다. 3주택자 양도세 최대 60% 중과세보다 증여세 최고세율(50%)이 낮기 때문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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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