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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 압박에 말폭탄으로 맞서는 북한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한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연일 ‘말(言)폭탄’을 퍼붓고 있다.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직후 연회와 공연으로 축하분위기를 조성한 데 이어 외무성과 노동당 외곽기구의 대변인과 관영 언론들을 통해 ‘단죄’, ‘경고’ 등의 단어를 써 가며 핵공격 위협에 나섰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자신들의 핵무장 명분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쏜 북한이 연이어 한국과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쏜 북한이 연이어 한국과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란·러시아 제재법안에 서명한 직후 “대조선(북한) 제재 놀음에 힘을 소비하는 것 보다는 미국 본토안전을 담보하는 방도가 과연 무엇이겠는가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우리(북한)가 지금까지 보여준 핵전략 무력의 맛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는 위협도 이어갔다. 외무성 대변인은 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의 입장 발표를 두 차례나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성명이나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등의 형식을 빌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왔다”며 “외무성 대변인이 하루에 두 차례 등장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미국 때리기에 가세했다. 신문은 3일 장문의 논평을 통해 “만일 미국이 우리 공화국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방망이를 함부로 휘두르며 얼빠진 장난질을 해댄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후과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자신이 지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차근차근 보여준 우리의 핵전략무력이 미국에 진짜 전쟁 맛, 진짜 불벼락 맛이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가르쳐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대변인도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머리를 식히고 우리의 경고를 심중히 새겨 듣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 전체의 안전을 보장받겠는가 아메리카제국의 비참한 종말을 맞겠는가”라고 했다. 미국이 대북 제재에 나설 경우 실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위협이 제재를 막고, 추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말폭탄은 한국으로도 향했다. 통전부 산하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은 3일 “트럼프의 광기어린 장단에 같이 춤을 추다가는 핵전쟁의 참화밖에 불러올 것이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경고망동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논평에서 “남조선당국이 친미굴종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 박근혜 역적패당과 같은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진희관 인제대(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은 연일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화성-14형 미사일의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대내 결속을 하면서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제재와 사드 배치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이용한 군사적 위협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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