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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호스피스 대상 질환 셋 늘었지만, 서비스 받기는 별따기

보건복지부는 “4일부터 에이즈·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만성간경화 환자(이하 비암 질환)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3일 밝혔다. 지금은 암환자만 가능하다. 또 일반 병동에 입원한 상태에서 또는 외래 진료를 받으며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암이 아닌 세 가지 비암(非癌) 질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너무 적어 환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고 시행령·시행규칙이 제정되면서 호스피스 부문부터 4일 시행에 들어갔다. 연명의료 중단은 내년 2월 4일 시행한다.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가 질병 치료에 매달리지 않고 품위 있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통증 완화, 정신적·영적 지지 등을 통해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지원하고 편안한 임종을 돕는다.
 
세 개의 비암 환자들은 79개 입원형 호스피스센터는 이용할 수 없다. 가정형과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자문형 기관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형 이용이 불가능에 가깝다. 세 가지 비암 질환 중 하나라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 호스피스(25곳)가 8개 병원에 불과하다. 서울에는 서울시북부병원이 유일하다. 경기도에 성빈센트·국립암센터 등 4곳이 있고 그 외 인천성모·충남대·울산대병원이다. 부산, 대구·경북권, 호남·강원·제주에는 아예 없다. 병원 사망을 줄이고 가정 임종을 늘리려고 가정 호스피스를 도입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가정 호스피스를 반기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 시간·인력 투자에 비해 수가가 낮은 데다 급성환자 진료에서 호스피스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김대균(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호스피스학회 보험이사는 “하루에 세 집 이상 방문하기 힘들다”며 “현재의 인프라(인력 등)나 사업 모델로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늘기 힘들어 가정간호나 장기요양보험과 연계해 새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은 “가정 호스피스가 없는 지역은 대신 가정간호 제도나 장기요양보험의 가정방문 서비스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자문형 호스피스’도 받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환자가 일반 병동에 입원한 상태에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종교인 등의 서비스를 받는 제도다. 굳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길 필요가 없고 그 병원에서 임종할 수 있다. 또 집에서 병원을 오가며 외래 진료 형식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개 의료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비암 질환 세 가지를 모두 취급하는 데는 서울성모·인천성모·강동성심병원 등 5곳뿐이다.
 
환자 부담이 암은 5%, 에이즈는 10%,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만성간경화는 20%로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만성간경화 환자가 외래 호스피스를 이용할 경우 진찰료(상급종합병원)까지 포함하면 8만원이지만 암환자는 약 6000원에 불과하다. 가정 호스피스도 마찬가지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하면 암환자는 1만2610원(교통비 포함),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만성간경화 환자는 5만420원이다. 김대균 이사는 “저소득 노인 환자가 한 차례 방문에 5만원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말기 환자는 진료비를 많이 쓴 사람들이다. 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호스피스 서비스로 책임지려면 환자 부담을 없애거나 5%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규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2015년 암 사망자가 7만6855명이고 세 개의 비암 질환 사망자는 7600명이다 보니 비암 질환 호스피스에 의료기관이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통령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수가가 낮다는 지적이 있어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를 받으려면 주치의와 다른 전문의(주치의와 같은 전공)한테서 ‘말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악화해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게 예상돼야 말기 진단이 나온다. 여기에다 대한의학회가 만든 질환별 말기 증상 기준에 맞아야 한다. 말기 상태에서 악화되면 임종 환자가 된다. 이때는 질환에 관계없이 호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내년 2월 4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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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