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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다시 순매도 행렬, 코스피 2400선 밑으로 급락

“한국 굴러떨어지다(Korea Tumbles).”
 
3일 코스피 흐름에 대한 블룸버그통신의 묘사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8%(40.78포인트) 하락한 2386.85로 마감했다. 한 때 2374.11까지 밀리며 2380선을 내주기도했다.
 
주범은 외국인 투자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405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3571억원, 108억원 각각 순매수에 나서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4000억원 넘는 ‘매도 폭탄’에 코스피는 속절없이 떨어졌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2.49%, 3.68% 급락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미국 주가지수가 오르면 한국 주가지수도 따라 오른다’는 공식도 통하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2000선을 돌파했다. 전날보다 0.24% 상승한 2만2016.24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을 필두로 한 주요 기업의 탄탄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엔 훈풍이 가득했지만 한국 주식시장엔 냉기만 돌았다. 아시아 주가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급락한 한국 증시가 불씨였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0.25%),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0.37%) 등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는 0%대 하락에 그쳤지만 한국만 1%대로 하락 폭이 컸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기술주의 하락이 아시아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7일간(거래일 기준) 한국 주식을 쉬지 않고 내다팔았다. 2일 주춤하는듯 했던 외국인 순매도 행렬은 이날 다시 이어졌다.
 
외신도 한국 증시에서 손을 털고 나가는 외국인 투자자 행렬에 주목했다. 야마다 유키노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이 서둘러 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주가 조정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의 법인세 인상 계획이 한국 증시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의 분석도 비슷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지나치게 빨리 오른 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불사” 발언으로 불거진 대북 위험 ▶정부 세법 개정안 등 세 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한 연구원은 “이런 요인이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됐다”며 “이달 24일 예정인 잭슨홀 미팅(미국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회의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전문가 참석)까지 높아진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단기 조정이냐, 강세장의 끝이냐를 두고 전망은 분분하다. 아직은 단기 조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박석현 대신증권 자산배분팀장은 “기업 이익과 경기 흐름이 둔화되긴 했어도 추세 자체가 꺾이진 않았기 때문에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대훈 연구원 역시 “주가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양호한 만큼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갑작스런 주가 하락으로 하반기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 정책 변수, 수출 호조가 국내 생산 경기 회복과 수요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 등 향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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