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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다'는 서남대 가보니…"간호사 국가고시 열공 중인데 폐교라뇨?"

서남대 남원캠퍼스 정문.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정문. 남원=김준희 기자

"학교가 폐교된 게 아닌데 '폐교됐다'고 기사들이 나오니 어이없고 황당해요."  
3일 오전 11시 전북 남원시 광치동 서남대학교. 이 대학 간호학과 건물 2층 강의실에는 여름방학인데도 여학생 10여 명이 '열공' 중이었다. 내년 1월 간호사 국가고시를 앞둔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다.  

교육부, 서남대 폐교 공식화 후폭풍
재학생 "폐교 아니다. 취업 지장" 걱정

상인들 "폐업 위기"…원룸촌 80% 비어
교수협 "교육부가 학교 정상화 막고 있다"

 
서남대 간판.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간판. 남원=김준희 기자

이들은 전날 교육부가 서남대에 대한 폐교 방침을 공식화한 데 대해 하나같이 불만을 쏟아냈다. 교육부는 "서남대 인수를 희망한 삼육대·서울시립대의 정상화 계획을 반려하고, 서남대의 폐교 가능성을 포함한 강력한 구조 개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남대 간호학과 간판.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간호학과 간판. 남원=김준희 기자

 
고모(22·여)씨는 "언론에는 '서남대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한다'고 하는데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수업과 실습을 받고 있다"며 "외부에서 걱정할 만큼 교육 시설이 허술하거나 강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남대 간호학과 강의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간호학과 강의실. 남원=김준희 기자

 
당장 내년에 졸업과 동시에 병원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모교의 폐교 방침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냈다. 양모(23·여)씨는 "'서남대생이네요. 폐교된 학교 아닌가?'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면접에 가더라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홍하 전 이사장 등) 윗사람들이 학생들의 코 묻은 돈을 빼앗아 생긴 일인데 학생들만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내년 1월 간호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서남대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3일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내년 1월 간호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서남대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3일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남원에 공장이 많아서 공장을 다닐 거여, 농사를 질 거여. 먹고 살 길이 막막허(해)요."
간호학과 건물 1층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고영선(60·여)씨는 "어젯밤 (폐교 소식에) 잠을 못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씨는 "학생들 보고 하는 장사인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 (편의점도) 망한다"며 "(2015년 5월에) 5년 계약으로 들어왔는데 회사에 위약금만 수천만원을 물을 판"이라고 답답해했다.
내년 1월 간호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서남대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3일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내년 1월 간호사 국가고시를 앞두고 서남대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3일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대통령이 공약을 걸었으면 실천해야지. 전라북도 사람은 사람도 아니여? (군산)조선소도 폐쇄했는데 여기(서남대)도 폐교하면 전북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고?"라고 따졌다.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주변 상가.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거나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이날 서남대 주변에 있는 식당과 인쇄소·사진관 등 상점 대부분은 문이 잠겨 있었다. 방학이어서 '임시휴업' 중인 곳도 있지만 폐업한 상점도 많았다. 대학 후문 근처에 식당 4개가 들어선 건물이 보였다. 식당 4개 가운데 3개는 간판만 걸린 채 비어 있었다.
  
서남대 후문에 있는 식당들. 가게 4개 중 3개가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후문에 있는 식당들. 가게 4개 중 3개가 폐업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고을'이란 식당에 들어가니 러닝셔츠 차림의 장광언(74)씨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서남대 폐교'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 서유순(65)씨와 7년 전부터 이곳에서 김치찌개 등 5000원짜리 백반을 팔고 있다. 
 
'서남고을' 식당 사장 장광언씨가 가게에 딸린 방에서 '서남대 폐교' 관련 뉴스를 검색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고을' 식당 사장 장광언씨가 가게에 딸린 방에서 '서남대 폐교' 관련 뉴스를 검색하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장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손님이 20~30명은 꾸준히 왔다"며 "1년에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은 쉬고 여섯 달만 일해도 두 늙은이가 생활할 만큼은 벌었는데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주변) 상인들은 학교(서남대) 덕 보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남고을' 식당 사장 장광언씨가 가게 안 주방을 가리키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고을' 식당 사장 장광언씨가 가게 안 주방을 가리키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교육부의 폐교 움직임에 원룸촌도 직격탄을 맞았다. 율치마을 등 서남대 주변에는 60여 개 원룸(방 1000여 개)이 있지만, 현재 80% 이상 비어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서남대 학생들이 사는 원룸들이 몰려 있는 남원시 향교동 율촌마을.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학생들이 사는 원룸들이 몰려 있는 남원시 향교동 율촌마을. 남원=김준희 기자

 
율치마을 '토박이'라는 양태환(80)씨는 10년 전 공직 생활을 마치고 퇴직금을 쏟아부어 3층짜리 원룸을 지었다고 한다. 그는 "재작년까지는 방이 다 찼는데 지난해부터 (서남대) 신입생이 주니 놀리는 방이 많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원룸 전체 방 18개 중 3개가 차 있는데 2명은 서남대 학생이고 1명은 일반인이다.
 
양태환씨가 원룸의 빈 방들을 가리키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양태환씨가 원룸의 빈 방들을 가리키고 있다. 남원=김준희 기자

한 70대 주민은 "예전에는 일반 주택들도 헛간을 방으로 개조해 (학생들에게) 내줄 정도로 방이 없어서 난리였다"며 "요즘 폐교 얘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2003년 (충남) 아산캠퍼스로 학생 900명 가까이가 빠져나가면서 슬럼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원룸에 사는 세입자 중에는 (서남대) 학생보다 일용직 노동자나 요양 차 (남원에) 내려온 노인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서남대 대학본부 건물.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대학본부 건물.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측은 "교육부의 폐교 결정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외려 "교육부가 서남대의 부실을 부추기고 정상화를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장. 남원=김준희 기자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장. 남원=김준희 기자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장(임상병리학과)은 "2012년 12월 이홍하 전 이사장이 교비 33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을 때 서남대에 남은 교비가 0원이었다. 당연히 (학교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이 1년에 월급을 4번 받으면서까지 학생 1인당 400만원(교육비 환원율)씩 장학금 혜택을 주는 등 자체적으로 학교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데 교육부는 구조개혁평가를 하면서 최하위인 E등급을 주고 '서남대에 가지 말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2일 서남대에 보낸 공문. [사진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장]

교육부가 2일 서남대에 보낸 공문. [사진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장]

그는 "전날(2일) 교육부가 학교법인 서남학원 이사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는 '폐교'라는 말이 없다"며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방안 제출에 대한 회신'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여줬다. 공문에는 '귀 법인에서 제출한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의 서남학원 정상화 방안은 임시이사 선임사유 미 해소로 '불수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그동안 유수의 병원과 재단·대학이 재정기여자 공모에 나섰지만 교육부가 교비 횡령 금액을 세입에 넣으라는 등 사학법에도 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트집만 잡고 있다"며 "폐교를 강행하면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남대 남원캠퍼스 안내판.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남원캠퍼스 안내판. 남원=김준희 기자

 
교수협에 따르면 현재 서남대 재학생 수는 1500여 명, 교수 및 교직원은 210여 명이다. 올해 기준 신입생 수는 400여 명이다. 서남대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등 이른바 부실대학 명단에 올랐다. 2015년과 지난해 2년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으며 폐교 심의 대상이 됐다.

서남대 정문 앞에 붙은 현수막들. 남원=김준희 기자

서남대 정문 앞에 붙은 현수막. 남원=김준희 기자
 
남원=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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