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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北 이용호 마주치면 어떤 표정? 내주 마닐라서 ARF 외교전

 오는 6~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남북을 비롯해 미·중·일·러 등 주요국들 외교 수장들이 참석해 북핵 문제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다.
 이번 행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는 데뷔무대다. 외교부 장관으로서 본인 지휘 하에 처음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행사 중 핵심은 북한이 참석하는 유일한 역내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다. 강 장관이 ARF 참석이 확정적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날 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등 별도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북한이 최근 잇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을 하는 등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우의 기회가 있을 경우 이를 일부러 외면하지는 않겠다는 게 외교부 내 기류다. 행사장에서 최소 두세 번은 강 장관과 이 외무상이 우연히라도 마주칠 계기가 있다. ARF 전날 열리는 갈라 만찬, ARF 전체 세션에도 남북 장관이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는 문재인 정부이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높혀가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이 외무상과 만나 우호적 분위기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일본 등의 시선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에 강 장관은 어떤 표정으로 이 외무상과 인사를 할 지, 악수를 먼저 할 지 여부 등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아예 이 외무상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은 2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이 마닐라에서 북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ARF를 계기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북핵 문제에서 진전을 보기 위한 담판을 짓겠다는 날선 태도로 마닐라행을 준비 중이다. 손턴 대행은 “중국은 더 많은 조치를 할 수 있다. 더욱 신속하고 더 많은 조치가 이뤄져 더욱 명확하고 빠른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중 중국의 불공적 무역 및 금융 관행에 대한 대응을 발표할 수 있다고 미 고위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무역 압박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 순방길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 위협과 사드 배치 등 현안이 주로 논의됐다. [로이터=뉴스1]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 순방길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 위협과 사드 배치 등 현안이 주로 논의됐다. [로이터=뉴스1]

 강경화 장관도 ARF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첫 정상회담 때처럼(7월6일)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소식통은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8월24일 한중수교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정상 방문 등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 적어도 올 가을 당 대회때까지는 중국 측이 사드에 강하게 반대하는 현재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도착한 北리용호 부상 베이징 도착한 北리용호 부상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 2차 비핵화 회담에 참석할 예정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1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귀빈통로로 빠져나오고 있다. 2011.9.17  cha@yna.co.kr/2011-09-17 13:03:49/<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베이징 도착한 北리용호 부상 베이징 도착한 北리용호 부상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 2차 비핵화 회담에 참석할 예정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1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귀빈통로로 빠져나오고 있다. 2011.9.17 cha@yna.co.kr/2011-09-17 13:03:49/<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RF의 결과물로 채택되는 의장성명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이른바 ‘한반도 조항’의 내용을 두고서도 각국은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RF에는 6자회담 당사국과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해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가 많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행사인 만큼 그간 ARF 의장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서 지난해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았을 때 채택한 성명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1월 6일 핵실험, 2월 7일 로켓 발사,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현 상황 전개에 우려(concern)를 공유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ARF 의장성명에 ‘우려한다’는 말이 담긴 것은 처음이었다.  
 한·미·일은 ‘우려한다’는 표현을 보다 강하게 바꿔 북한에 대한 규탄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한국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이런 압박과 동시에 대화에 대한 부분도 의장성명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판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용호 외무상이 직접 핵·미사일 보유 정당성을 주장하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판할 가능성이 크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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