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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해야 미인? 천만의 말씀...중국서 뜨는 뷰티 O2O

지난 7월 말, 게임쇼 차이나조이 취재차 상하이를 찾은 기자는 끔찍한 더위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피신했다. 더위도 더위지만 무엇보다 전날 급하게 자른 손톱이 자꾸 살을 찔러 신경이 한껏 예민한 상태였다.

손톱 전문가가 직접 호텔로 와주면 좋을텐데...

바로 이 순간 출장 뷰티 서비스가 섬광처럼 번뜩 떠올랐다. 곧바로 예전부터 눈여겨 보던 중국 1위 출장 뷰티 앱 허리자(河狸家)를 다운 받았다. 현지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중국인 3100만명, 찾아오는 뷰티 서비스 이용
中 뷰티 O2O 산업 연평균 30% 이상씩 성장
뷰티 어플로 예약·결제 원스톱 해결

허리자 출장 네일 주문건수는 업계 2, 3, 4위 플랫폼 주문건수의 총합보다 많다고 한다. [출처: 허리자]

허리자 출장 네일 주문건수는 업계 2, 3, 4위 플랫폼 주문건수의 총합보다 많다고 한다. [출처: 허리자]

일단 생각보다 제공하는 뷰티 서비스가 많아 조금 놀랐다.

네일아트, 피부관리, 체형관리, 헤어, 메이크업, 경락, 마사지, 왁싱, 반영구, 산후미용 … 심지어 필러와 보톡스 시술 같은 쁘띠성형까지 커버한다. 뷰티(美)와 관련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다만 쁘띠성형은 의료·위생법 상 출장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술권을 판매하고 앱 내 원스톱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모든 지역에서 허리자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선전, 항저우, 청두, 광저우, 우한, 난징, 톈진, 충칭, 시안 등 소비 수준이 높은 주요 1~2선 도시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다.
한국식 뷰티 서비스가 잘 먹힌다
뾰족한 손톱이 무척 고통스러웠으므로 서둘러 네일아트(美甲) 카테고리를 열어봤다. 고객 평가를 토대로 한 종합 랭킹이나 가격 순대로 아티스트를 정렬할 수 있었다.
 
허리자에서는 서비스 제공자를 서우이런(手艺人)이라고 칭한다. 아티스트 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예상대로 인기 있는 아티스트는 '한시(韩系)', 즉 한국식 뷰티 스타일을 내세운 사람들이었다. 인기 상위권 상품명엔 대부분 한(韩)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었다. 한류의 영향으로 꾸미는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는 중국인들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일자눈썹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상품 이름에 '한국'이 들어가면 더 잘 팔린다. 그런데 한국 연예인, 쇼핑몰 모델, SNS 스타 등의 사진이 무단 도용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출처: 허리자]

상품 이름에 '한국'이 들어가면 더 잘 팔린다. 그런데 한국 연예인, 쇼핑몰 모델, SNS 스타 등의 사진이 무단 도용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출처: 허리자]

일단 당장 서비스를 받아야 했으므로 당일 예약이 가능한 아티스트만을 검색했다. 이 중 고객 만족도가 90%가 넘고 프로필 사진 인상이 좋아보이는 아티스트를 선택했다.  
 
받으려는 서비스 종류, 이용 시간, 할인쿠폰, 보험 가입 여부를 선택하면 곧바로 결제창으로 넘어간다. 결제 시한은 15분. 허리자 선불잔액, 위챗페이, 알리페이, 이왕퉁(一网通) 은행카드, 유니온페이로 결제가 가능했다.
 
할부결제도 된다. 알리바바 알리페이의 마이화베이(蚂蚁花呗)를 통해서다. 예를 들어 900위안 짜리 필러 시술권을 12개월 할부로 구매할 시 매달 81위안이 알리페이 잔액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할부 수수료가 10% 이하인 셈이다.  
 
참고로 아티스트의 숍이 따로 있는 경우 출장 서비스 외에 매장 방문도 가능하다.
허리자 출장 네일 주문건수는 업계 2, 3, 4위 플랫폼 주문건수의 총합보다 많다고 한다. [출처: 허리자]

허리자 출장 네일 주문건수는 업계 2, 3, 4위 플랫폼 주문건수의 총합보다 많다고 한다. [출처: 허리자]

모바일 페이먼트 위챗페이로 결제를 하니 곧 이어 문자 메시지로 예약한 시간과 아티스트의 휴대전화 번호가 도착했다.  
 
기자가 선택한 네일아트사는 웨웨(悦悦)라는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그에게서 전화가 오더니 예약한 시간보다 더 일찍 가도 되겠냐고 해서 흔쾌히 그러시라고 했다.  
 
곧 이어 네일아트 도구를 잔뜩 실은 작은 캐리어를 끌고 호텔에 도착한 그는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기자의 말에 기뻐했다. 주위에 홍보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까지 해왔다. 허리자 아티스트들은 모두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홍보와 고객 평가를 무척이나 신경 쓰는 눈치였다.
주섬주섬 도구를 꺼내는 출장 네일아트사 웨웨. [출처: 차이나랩]

주섬주섬 도구를 꺼내는 출장 네일아트사 웨웨. [출처: 차이나랩]

허리자 전용 앞치마를 두른 웨웨 씨는 UV램프 같은 도구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살을 찌르는 손톱만 해결하면 됐으므로 기본적인 손톱 관리와 젤네일을 받았는데, 웨웨 씨는 기자의 손톱 상태(들쑥날쑥+너무 짧게 깎음)를 보고는 기겁하며 혼쭐(?)을 냈다.  
 
약간 주눅이 들었지만 손톱과 큐티클을 정리하는 웨웨 씨의 빠른 손놀림에 곧 시선을 빼앗겼다. 한국에서 큐티클을 제거했을 땐 좀 아팠는데 과연 만족도 높은 네일아트사답게 웨웨 씨의 손길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알고보니 웨웨 씨는 연예인 고객까지 보유하고 있는 스타 아티스트였다. (이날 당일 예약을 한 건 정말 운이 좋았다.) 중년 배우 차이사오펀(蔡少芬)이 단골 고객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중국어를 한 마디도 못 하는 외국인 고객도 받았는데 소통에 무척 애를 먹어 앞으로는 간단한 영어도 배울 계획이라고 웨웨 씨는 말했다.  
 
허리자에 따르면 장쯔이, 류자링(刘嘉玲), 리샤오루(李小璐), 야오천(姚晨), 정카이(郑恺), 위안산산(袁珊珊)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허리자를 통해 출장 네일아트, 체형관리 서비스 등을 받고 있다고 한다.
상하이 시내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한국식 반영구 화장숍 '후리자'. 허리자와 발음이 무척 유사하다. [출처: 차이나랩]

상하이 시내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한국식 반영구 화장숍 '후리자'. 허리자와 발음이 무척 유사하다. [출처: 차이나랩]

그런데 집, 회사, 호텔 같은 특정 장소에 출장 가는 거 좀 무섭지 않아요? 고객이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고보니 웨웨 씨는 호텔 방으로 호출한 기자를 무서워하진 않았을까?  
 
기자의 질문에 웨웨 씨는 웃으며 "오히려 고객이 자신을 무서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은 이미 고객의 간단한 정보와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고, 허리자 플랫폼에도 거래 기록이 남기 때문에 안전 문제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리자에서도 GPS로 고객과 아티스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젤네일 말리는 중. [출처: 차이나랩]

젤네일 말리는 중. [출처: 차이나랩]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자의 귀국일을 묻더니 돌아가기 전에 혹시라도 매니큐어가 벗겨지면 언제든지 위챗으로 연락해 무료로 리터치 를 받으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물론 이건 기자에게만 제공하는 혜택은 아니다. 웨웨 씨의 모든 서비스에는 '8일 이내 무료 리터치' 외에도 '지각 시 무료 서비스 업그레이드' 같은 고객감동(!) 옵션이 포함돼 있다.
네일 끝! 심플한 걸 좋아해서 초록 단색으로 골랐다. [출처: 차이나랩]

네일 끝! 심플한 걸 좋아해서 초록 단색으로 골랐다. [출처: 차이나랩]

그래서 총 얼마에 출장 네일을 받았냐고? 할인 쿠폰(30위안)을 써서 총 158위안, 우리 돈으로 2만 6000원 정도 들었다. 국내 시세 대비 저렴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편리하다.  
그럼 어째서 우리나라엔 허리자 같은 서비스가 없는걸까?
A. 불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중위생관리법 제8조에 따르면 신고된 영업소 외에서는 이·미용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특히 육아를 하는 주부를 중심으로 출장 네일이 성행하고 있다. 오피스텔에서 암암리에 반영구 시술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물론 작년 말 '뷰티인앱'이라는 출장 뷰티 서비스앱이 생기기는 했지만, 결혼이나 돌잔치 같은 특별한 날에 헤어, 메이크업, 네일 스타일리스트를 특정 장소로 부르는 앱이다. 즉 일상적인 뷰티 수요는 만족시켜주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감독관리와 위생 문제를 생각하면 지정된 영업소에서 미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허리자처럼 실력이 검증된 아티스트를 엄선하고, 아티스트에게 위생·안전 문제와 관련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고객의 안전을 위한 실시간 위치 모니터링과 보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느 정도 절충선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중국의 뷰티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산업은 연평균 30% 이상씩 성장해 작년 말 기준 이미 112억위안(약 1조 8700억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됐다. 이용자도 3100만명에 달한다. 2018년에는 이러한 '방콕(방에 콕 박혀있는) 뷰티족'이 1억 2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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