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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고소한 사설탐정 "트럼프, 가짜뉴스의 배후였다"

뉴욕 폭스뉴스 빌딩의 전광판에 흐르고 있는 기사 헤드라인. [AP=연합뉴스]

뉴욕 폭스뉴스 빌딩의 전광판에 흐르고 있는 기사 헤드라인. [AP=연합뉴스]

연일 '가짜뉴스'를 비난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뉴스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신뢰하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지난 5월 민주당 직원의 죽음에 관한 음모론을 보도한 뒤 일주일만에 철회했는데, 이 보도에 트럼프가 연루됐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 의혹 관련 내용은 폭스뉴스를 상대로 한 사설탐정이 제기한 소송 문건에 담겨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는 경찰 출신 사설탐정 겸 폭스뉴스의 유급 논평가로 10년 이상 활동한 로드 휠러다. 
 
사건의 배경은 폭스뉴스의 음모론 보도
폭스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로드 휠러. [사진=폭스뉴스 캡처]

폭스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로드 휠러. [사진=폭스뉴스 캡처]

폭스뉴스는 지난 5월 16일 '단독' 뉴스를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숨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직원 세스 리치(당시 27세)가 DNC의 e메일 수만건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넘겨줬다가 민주당에 보복 살해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돌았으나 폐기됐던 음모론이다. 폭스뉴스는 휠러의 말을 인용해 음모론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뜬금없이 보도했다. 
 
피살 당시 경찰은 정치적 동기와는 전혀 관계 없는 총기 강도 사건으로 봤다. 하지만 음모론이 맞다면 DNC의 e메일 누출이 러시아 해커의 소행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이 대선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도 힘을 잃게 된다. 
 
하지만 주류 언론들이 확인에 들어가자 휠러는 "다른 폭스뉴스 기자에게 들은 말"이라고 발뺌했다. 폭스뉴스는 일주일만에 기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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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보도에 앞선 3월 제임스 코미 당시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연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관련 의혹 보도가 줄줄이 이어졌다. 휠러의 변호사는 소장에서 트럼프를 괴롭혔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해 폭스뉴스 등이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7일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달 7일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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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러는 왜 폭스뉴스에 소송을 걸었나

휠러는 소장에서 기자가 주제를 몰고 가기 위해 자신의 논평을 부적절하게 인용했다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명성과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이 월리스 폭스뉴스 대표는 휠러의 논평이 잘못 인용됐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소송 문건에 따르면 가짜뉴스 제작에 트럼프의 오랜 후원자이자 갑부인 에드 버토우스키의 역할이 컸다. 버토우스키는 휠러에게 세스 리치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면 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에드 버토우스키는 투자자이자 폭스뉴스 재정분야 논평가로도 활동했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에드 버토우스키 홈페이지]

에드 버토우스키는 투자자이자 폭스뉴스 재정분야 논평가로도 활동했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에드 버토우스키 홈페이지]

 
소장의 첫 장에는 기사가 보도되기 전, 버토우스키가 트럼프 대통령이 초안을 읽었다면서 기사를 빨리 준비하라고 당부하는 음성메일과 문자가 첨부됐다. 버토우스키는 CNN에 "트럼프가 초고를 읽었다는 말은, 트럼프 정부에서 한 자리 얻고 싶어하던 휠러에게 한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로드 휠러의 소장 안에 첨부된 에드 버토우스키의 문자 캡처. "더 압박하려는 건 아닌데 대통령이 방금 기사를 읽었어. 그는 기사가 빨리 나오길 원해. 이제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어. 하지만 부담은 갖지 마."

로드 휠러의 소장 안에 첨부된 에드 버토우스키의 문자 캡처. "더 압박하려는 건 아닌데 대통령이 방금 기사를 읽었어. 그는 기사가 빨리 나오길 원해. 이제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어. 하지만 부담은 갖지 마."

소장에 따르면 뉴스가 방송되기 한달 전인 4월 20일에 버토우스키와 휠러는 숀 스파이서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만나 폭로하려는 내용을 간단히 브리핑했다.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그는 지난달 사임했다. [사진 백악관 브리핑 영상]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그는 지난달 사임했다. [사진 백악관 브리핑 영상]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CNN에 "버토우스키가 10분만 보자고 해서 만나준 건 사실이지만 그가 대통령을 만난 적은 없다"고 말하고 "그들은 리치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고,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길 바랐다. 그게 전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난 5월 스파이서가 백악관 브리핑에서 폭스뉴스의 보도 관련 질문을 받자 "나는 모른다. DNC 관련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던 것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 백악관 개입설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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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