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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에 세운 '운명-새날을 지휘하다'가 포토존 새 명소로

 한여름 문화피서지로 서울 시민을 끌어 모으고 있는 남부순환로 예술의전당에 요즘 새 명소가 생겼다. 오페라극장 입구에 선 대형 조각 ‘운명-새날을 지휘하다’ 앞이다.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7m76㎝ 높이에 흰색 알루미늄 파이프가 촘촘히 박혀 눈에 잘 띄는 이 인물상은 조각가 이철희(56)씨 작품이다. 환경조형물 전문가로 이름이 난 그는 제목 그대로 새날을 맞은 기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앞에 선 자신의 대형조각 '운명-새날을 지휘하다' 앞에 선 이철희 조각가. [사진 이철희]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앞에 선 자신의 대형조각 '운명-새날을 지휘하다' 앞에 선 이철희 조각가. [사진 이철희]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영웅이나 초인을 기다립니다. 한국 사회도 그런 때가 많았지요. 제가 모델로 삼은 이는 독일 작곡가 베토벤입니다. 그가 이룬 위대한 예술적 업적과 극적인 삶이야 기본이지요. 거기에 덧붙여 혁명의 시대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인류의 희망과 연대를 노래한 ‘합창’으로 세상을 지휘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는 새 시대를 여는 우리 현실을 베토벤의 형상을 빌려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지에 뿌리내린 나무처럼 두 발을 꿋꿋하게 내딛고 지휘봉을 든 팔을 힘차게 내젓는 베토벤은 보는 이에게 새 시대를 열어젖히는 전령처럼 다가온다. 그 에너지가 전해져 힘이 솟을 듯하다.
 
“1년 여 구상하고 1년 꼬박 매달려 제작했습니다. 알루미늄 파이프를 소재로 전통 조각기법과 첨단 기술을 혼합해 현대 조각의 새 흐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노력했죠. 다양한 크기로 자른 파이프를 쌓아올려 벌집 모양 패턴을 가진 공간을 이루는 과정에서 3차원의 곡선형 덩어리가 만들어지는데 관람객이 숭숭 뚫린 무늬를 재미있게 봐주시네요. 미술관에 갇혀있는 작품보다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소통하는 조각을 하고 싶습니다.”
 
이철희 작가는 “외부는 거대한 조각인데 내부는 건축물로 쓰이는 새 작품을 연구 중”이라며 이를 ‘작은 건축’이라 이름 지었다고 했다. 그는 오는 9월 3일 막을 올리는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에서 이 ‘건축적 조각, 조각적 건축’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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