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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연구원이 보는 자동차 산업 "저마진 산업 된다" 경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이하 금속연구원)이 낸 미래 자동차 산업 동향 예측보고서는 상당히 정밀하다.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동향과 미래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가 임금단체협상을 벌이는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금속연구원 김성혁 원장이 직접 집필한 이 보고서는 자동차 산업의 급변 추세와 이에 따른 기존 자동차 업계의 일자리 재편을 경고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규제 상황까지 소개함으로써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투쟁을 통한 물리적 산업재편 저지가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전기차 중심 재편=내연기관을 퇴출하고 전기차 육성에 나선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정책 변화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담고 있다. 김 원장은 "전기자동차는 기술혁신과 정책지원에 힘입어 급속히 확산돼 2020년 이전에 신차 시장의 5%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 "각 국은 경쟁적으로 미래자동차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IHS Markit,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자료:IHS Markit,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2025년부터, 독일과 인도는 2030년부터, 프랑스는 2040년부터 화석연료로 가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규제 흐름을 소개했다. 김 원장은 "유럽연합(EU)의 자동차배출가스 규제인 EURO 7이 2020년부터 적용되면 디젤차는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가솔린차도 하이브리드 정도만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볼보가 2019년부터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키로 발표한 것도 EURO 7 적용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봤다.
테슬라가 지난달 28일 저녁(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첫 대중형 전기자동차인 '모델 3'을 선주문 고객 30명에게 처음으로 인도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 3. [연합뉴스]

테슬라가 지난달 28일 저녁(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첫 대중형 전기자동차인 '모델 3'을 선주문 고객 30명에게 처음으로 인도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 3. [연합뉴스]

이 논문은 중국의 상황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대규모 보조금으로 전기차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조로 나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특히 2018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8%에 달하는 전기자동차 생산·판매를 의무화하고, 2020년에는 12%로 늘린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내연기관 생산까지 중단시킨다. 김 원장은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이 이 기준을 따르면 최소 20만~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자료:국토교통부,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자료:국토교통부,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김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자료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인용해 "전세계 전기차는 2005년에 비해 2016년 1000배나 늘어났다"며 "한국도 2010년 대비 지난해 10배 넘게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자율주행차가 몰고 올 변화=자율주행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정의했다. 자동차 운행에 사람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조작이 필요한 내연기관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차가 나올 수 있다. 2020년 5G(5세대 통신) 출현 시점을 자율주행 원년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프랑스의 나비야(Navya)가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 아르메. 이 버스는 현재 프랑스 파리와 리옹, 스위스 시옹, 호주 퍼스, 카타르 도하 등에서 트램 정거장 이동용 교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도년 기자]

프랑스의 나비야(Navya)가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 아르메. 이 버스는 현재 프랑스 파리와 리옹, 스위스 시옹, 호주 퍼스, 카타르 도하 등에서 트램 정거장 이동용 교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도년 기자]

자율주행차의 개발 현황과 효과는 일자리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게 김 원장의 분석이다. 자율주행이 불러올 효과는 크다. ^교통사고 급감(사고 발생률 1% 미만)과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5조6000억 달러(약 6700조원)의 비용 절감 ^에너지 소비 감소로 환경오염 방지 ^무인자동차가 대중교통이 되면 '차량 무소유 시대' 도래(유통과 물류산업과 결합한 교통혁신) ^도시 재구축 ^여가시간이 늘고 생산성은 향상 ^내연기관차 생산 노동자, 택시·택배·화물 등의 운전사와 주유소, 주차장, 석유산업 종사자 같은 기존 자동차 관련 직업 소멸 ^자동차 소프트웨어 같은 새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소멸과 관련, 김 원장은 "트럭운전사의 연봉을 6500만원이라고 하면 무인운전으로 5대만 사용해도 5년 동안 약 15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차원에서 자율주행 시장은 빅뱅 상태"라고 진단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자료:하이투자증권, 김성혁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모빌리티 서비스로 차량 소유 대신 공유=김 원장은 또 전기차 생산 확대와 자율주행 확대 못지 않게 '모빌리티 서비스의 확대'도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모빌리티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이동수단과 공간을 제공하거나 이동하는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택시'. 우버가 개발 중인 자율 주행차.

미국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택시'. 우버가 개발 중인 자율 주행차.

김 원장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카세어링과 카헤일링 두가지로 봤다. 카세어링은 차가 필요할 때 빌리고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카헤일링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차량 소유'에서 '차량 공유'로 전환되는 셈이다.
 
업계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GM은 올해 1월 카헤일링 업체 리프트(Lyft)에 5억 달러를 출자했다. 자체 카세어링 서비스인 메이븐(Maven) 사업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포드는 모빌리티 연구를 위해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고객의 주문에 따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차량 이동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김 원장은 "이런 자동차 산업의 재편은 더 적은 수의 자동차가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하게 한다"고 봤다. 미국 연구기관인 리싱크X(RethinkX)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미국 도로의 승용차 수는 2020년 2억4700만대에서 2030년 4400만대로 줄어든다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신차 생산량은 같은 기간 70%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는 "석유산업이 몰락하고, 자동차 제조는 저마진 사업이 된다"고 꼬집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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