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반포 모습. 부자들은 70~80년대에 주로 강남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자료 서울역사박물관]](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8/02/3095377f-00cd-4b4d-b5f1-69e6618ca3c3.jpg)
1978년 반포 모습. 부자들은 70~80년대에 주로 강남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자료 서울역사박물관]
KB금융, 금융재산 10억 이상 설문
투자용 부동산으론 아파트 1위
수퍼리치들은 빌딩·토지에 관심
조사에 참여한 한국 부자의 보유 부동산 규모는 평균 28억60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이 부동산을 최초로 구입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21.6%)이 가장 많았고, 2000년대 초반(17.6%), 90년대 초반(16.9%) 순이었다. 첫 부동산 구입 당시 연령은 1970, 80년대엔 20대가 70%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 이후엔 30대로 늦춰졌다.

첫 부동산 구입 지역은 시기에 따라 달랐다. 80년대 중반까지는 서울 강남 비중이 가장 컸다.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시기다. 노원구·마포구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건설된 80년대 후반엔 서울 강북이, 분당·일산 등 신도시가 건설된 90년대 초반엔 경기도 지역을 많이 샀다. 2000년대 들어선 다시 강남 비중이 증가했다. 80년대에 부자들이 처음 산 부동산 가격은 평균 7000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90년대 1억6000만원, 2000년대 4억원, 2010년 이후엔 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부자들에게 부동산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다양한 투자자산 중 수익률 높은 자산을 꼽았을 때 ‘국내 부동산’이란 응답(43.6%, 1+2순위)이 가장 많았다. 손실 위험까지 고려한 종합 선호도에서도 국내 부동산은 53.1%로, 국내 주식(34.7%)을 크게 앞섰다. 서정주 KB경영연구소 차장은 “부자들의 개인 경험이 반영되다 보니 투자자산 선호도에서 국내 부동산이 매년 1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까. 투자용 부동산으로 따졌을 때 아파트 보유율(49%)이 가장 높고 토지·임야(48.7%), 빌딩·상가(42.5%) 순이었다. 총자산 50억원 이상인 ‘수퍼리치’의 경우엔 아파트(46.9%)보다 빌딩·상가(62.5%)와 토지·임야(54.2%) 비중이 큰 게 특징이다. 한국 부자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2012~2014년엔 전년 대비 감소세였지만 2015년 이후엔 모든 지역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향후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긍정(27.2%)과 부정(28.2%)의 전망이 비슷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겠다’는 응답은 20.2%에 그쳤다. 현 상태를 유지(39.4%)하거나 전·월세 등 임대 형태를 바꾸겠다(22.3%)며 투자를 지속한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아파트(27.7%, 1순위)를 첫손으로 꼽았다.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부자 중엔 이미 투자용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 중이란 응답이 23.6%에 달했다. 빌딩·상가를 유망한 투자처로 답변한 비율도 26.2%에 달한다. 재건축 아파트는 자산 50억원 미만 그룹이, 빌딩·상가는 50억원 이상 수퍼리치가 선호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