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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정유라 지원은 대통령 강요 아닌 최순실 겁박 때문" 진술 번복

장충기(63)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삼성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을 강요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닌 최씨라고 주장했다. 장 전 차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박 전 대통령이 지원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추측해 말한 것”이라고 번복했다.
 

"회사 법적 책임 면하려 특검서 진술"
"영재센터안, 이재용이 주지 않았다"
특검서 한 진술 대부분 뒤집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1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들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장 전 차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전 차장은 삼성이 정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최순실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 해코지할 우려가 있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이 조사 당시 “대통령께서 지시한 것이니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말한 조서를 제시하자, 장 전 차장은 “조사 받을 무렵 국정 농단 보도가 집중적으로 나와서 ‘최씨 뜻이 대통령 뜻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특검팀이 재차 “그럼 조사 때 잘못 답변한 것이냐”고 묻자 장 전 차장은 “제 생각에 대통령이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회사 입장에선 일종의 피해자가 되니까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이 독대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 지원이 미흡하다고 질책한 것에 대해서도 장 전 차장은 “질책 내용은 정유라가 아니라 올림픽 준비”라고 말을 바꿨다. 특검팀이 공개한 조서에 따르면 장 전 차장은 “최씨가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도 정씨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박 전 대통령한테 얘기해서 이 부회장이 야단 맞은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앙포토]

 
장 전 차장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특정 선수를 지원하라는 말은 하지 않고 올림픽 준비가 소홀하다는 이유로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며 “나중에 황성수 전 삼성전자 상무가 ‘최씨가 자기 딸 지원 안 해줘서 대통령한테 삼성에 대해 비방했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된 진술도 뒤집었다. 특검팀은 장 전 차장이 “지난해 2월15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나고 와서 최지성 전 실장과 저를 부르더니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한 조서를 내세웠다. 봉투에 영재센터에 대한 지원금을 요구하는 사업계획서가 들어있었다는 게 특검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장 전 사장은 “특검 조사 당시 저렇게 진술했지만 잘못된 추측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보니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봉투를 받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됐다”며 “아마 그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언제, 어디서 안 전 수석을 만났는지 물었지만 장 전 차장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장 전 차장은 최지성(66) 미전실 실장이 이 부회장에게 정씨에 대한 승마 훈련 지원을 보고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진술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잘 모르는 사안에 대해 추측해 말한 것 같다”고 번복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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