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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 내용이 틀려"~기말고사 답안 조작한 중학교 국어교사에게 무슨 일이?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은 중학교 학생들. 박종근 기자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은 중학교 학생들. 박종근 기자

대구의 한 공립중학교 국어교사가 학생들의 기말고사 답안지를 수정하는 사건이 발생해 시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대구 한 공립중학교 국어교사가 50명 시험 답안 수정
기말고사 중 자신이 가르친 내용 잘못됐다는 사실 알아

교사 "내가 잘못가르쳐 학생이 피해볼까봐 그랬다"
시교육청, 해임·파면 등 중징계 처분 내릴 방침

대구시교육청은 1일 대구의 한 공립중학교 국어교사 A씨가 1학기 기말고사에서 학생 50명의 국어 과목 답안지를 수정한 사실이 드러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5일 해당 중학교 2학년 학생은 국어 기말고사 시험을 치렀다. 다만 시험이 끝난 후 학생 일부로부터 국어 과목에서 성적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높게 나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학교 측에서는 진상을 조사한 뒤 11일 교육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학교에 따르면 A교사는 중학교 2학년 12개 반 중 4개 반의 국어 수업을 맡고 있다. 1학기 국어 기말고사 시험 도중 A교사는 두 개의 문항에서 자신이 가르친 내용 때문에 학생들이 답을 틀릴 수 있겠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이 가르친 4개 반 학생의 OMR 답안지 50개를 일제히 수정했다. 
 
자신이 수업에서 언급한 답인 1번을 고른 수험생 답안지를 골라내 실제 답인 2번으로 바꾸는 식이었다. 하지만 시험을 치른 뒤 평가 교사가 답안지를 확인하던 중 특정 문항에만 수정 테이프가 칠해져 있어 이상함을 감지하고 학교 측에 알리면서 사건이 가시화됐다.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중앙포토]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중앙포토]

학교 측과 시교육청 감사팀은 문제가 된 2개 문항 중에 1개 문항은 문항 자체의 오류가 있어 B교사가 수정한 43명의 답안지를 포함한 모든 학생의 답을 정답 처리했다. 또 다른 문항의 경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A교사가 정답을 수정한 7명의 학생에 대해 오답처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아직 연차가 낮은 교사의 실수로 봐주었으면 좋겠다"며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한 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A교사는 학교 측에 "내가 잘못 가르친 내용 때문에 학생들의 점수가 낮아질까봐 그랬다.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러한 문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계속 있어왔다고 지적한다. 경북대 박균섭 교육철학과 교수는 "교육열이 심한 지역에는 요즘처럼 잘잘못이 드러나는 시스템이 형성되기 전부터 아마 이러한 문제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점수의 문제가 아닌 학부모와 학교까지 연결되는 고차원적인 문제라서 쉬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높은 교육열로 늘 부담감을 안고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교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박 교수는 "물론 중징계를 받아야 할 사안이지만, 사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아직 경험이 부족한 교사가 자신의 잘못된 가르침으로 인해 파급될 영향을 생각하다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교사 홍모씨(29·여)도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나 또한 고민의 기로에 설 것"이라면서 "1점에도 민감한 게 학생과 학부모다. 단순히 점수 문제가 아니라 학부모와 학교 전체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감사팀은 이날 징계위원회에 A교사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요청했다. 만약 중징계 처분이 승인되면 A교사는 파면·해임·정직·강등 중 하나의 처분을 받게 된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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