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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호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를 가라

“진심이야?”
신혼여행으로 제주도에 가겠다니 회사 동료는 물론 친구들 반응까지 한결같았다. 난 이렇게 항변했다. 결혼 준비와 계속되는 야근으로 지쳐있던 때라 어디든 푹 쉴 수 있는 곳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고소공포증이 심해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곳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누구 한 명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신혼여행인데’라는 말을 백번쯤 듣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신혼여행의 또 다른 주인공인 남편은 해외로 가고 싶은 눈치였다. 결국 제주도를 포기했다. 어디를 가지.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그때 머릿속에 떠오른 곳이 바로 발리였다.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럭셔리한 풀빌라가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럭셔리한 풀빌라가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섬 
당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읽고 동명의 영화까지 챙겨볼 만큼 이 스토리에 푹 빠져있었다. 책엔 이탈리아·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 발리가 나오는데 나는 유독 발리에 마음을 뺏겼다.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주인공 리즈(영화에선 줄리아 로버츠)가 자유롭게 사랑하며 행복을 느끼고, 그 안에서 자신을 찾는 곳이 발리였기 때문이다. 사랑을 다시 이루는 곳이라니, 신혼여행지로 안성맞춤 아닌가. 최근엔 송혜교·송중기 송송 커플이, 그리고 몇 년 전엔 장동건·고소영 장고 커플까지 발리로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나. 내가 다녀온 2011년 가을이나 지금이나 발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인 건 확실하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 장면. 주인공 리즈는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며 행복을 느낀다. [사진 영화 스틸컷]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 장면. 주인공 리즈는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며 행복을 느낀다. [사진 영화 스틸컷]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주말에 들른 웨딩박람회에서 덜컥 패키지상품을 계약했다. 그리곤 일상에 쫓겨 잊고 있었다. 패키지 상품이라는 핑계로 인터넷 검색조차 한 번 안 했고 그렇게 100일 후 발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발리는 공항 내부에서부터 후덥지근한 공기가 느껴졌다. 도착하자마자 ‘선선한 한국을 떠나 이 더운 나라에 왜 온 거지’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이후로도 발리는 여러 시련을 안겨줬다. 해발 75m 절벽에 있는 울루와투절벽사원에서 심술궂게 생긴 원숭이에게 신발을 뺏겼고 현지 가이드는 커미션 챙길 수 있는 곳만 추천하는 눈치였다. 심지어 불리한 일이 생기면 갑자기 한국어를 못알아듣는 척했다. 무엇보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상승했다. 벌레는 또 왜 이리 많은지. 
바다보다 강렬한 인피니티 풀
아야나는 리조트 곳곳에 수영장이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아야나는 리조트 곳곳에 수영장이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발리는 내게 최고의 여행장소로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묵었던 '아야나 리조트' 때문이다. 사실 아야나는 하루가 멀다하고 최고급 리조트가 들어서는 발리에서 특별히 손꼽힐만큼 대단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78채의 프라이빗 풀빌라와 290개 객실이 들어찬 넓은 리조트라 방에서 레스토랑까지 가는데만도 10분 넘게 걸린다. 다른 풀빌라가 다 그러하듯이 전화 한 통이면 버기카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줘서 이동이 특별히 불편하진 않다. 인피티니풀을 비롯해 야외 수영장, 스파, 바와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아야나의 인피니티풀. 수영장 끝이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아야나의 인피니티풀. 수영장 끝이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특히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수영장이 연결된 듯 보이는 야외 인피니티풀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지금은 국내 호텔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나로선 그때가 첫 경험이었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매일 한 번씩은 꼭 들렀다. 여기 말고도 리조트 내엔 총 11개의 수영장이 있어 언제나 사람에 치이지 않고 편안하게 수영할 수 있었다. 선베드도 원하면 언제든 내 것이 될 수 있었다. 
발리까지 와서 수영장에 있을 필요는 없다. 바다를 즐기려면 리조트에서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투숙객을 위한 전용 비치 '쿠부 비치'에 가면 된다. 
전용 풀은 물론 눈 앞에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야나의 '오션뷰 클리프 빌라'.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전용 풀은 물론 눈 앞에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야나의 '오션뷰 클리프 빌라'.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객실 안엔 커다란 욕조도 있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객실 안엔 커다란 욕조도 있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숙소도 물론 마음에 쏙 들었다. 내가 선택한, 아니 패키지에 포함된 숙소는 ‘클리프 빌라(Cliff Villas)’. 인도양이 보이는 객실에 전용 풀을 갖춘 풀빌라였다. 
죽기 전 가봐야 할 '락바'
'락 바'는 이름대로 바위 위에 있는 바(bar)다. 발리에선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락 바'는 이름대로 바위 위에 있는 바(bar)다. 발리에선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리조트의 모든 게 마음에 들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락바(Rockbar)'였다. 락바는 이름처럼 바위 위에 있는 바로 오후 4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일몰 명소로 유명해 리조트 투숙객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미국 CNN이 죽기 전에 가봐야할 세계 최고의 호텔바 중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내가 간 날도 입구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긴 줄을 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당당하게 맨 앞으로 걸어가 직원에게 객실 카드키를 보여줬다. 직원은 바로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 레일로 안내해줬다. 투숙객은 전용 줄이 있어 외부 고객들과 함께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일몰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 역시 투숙객들 차지다. 그래서인지 해가 질 무렵 도착한 락바는 입구의 긴 줄과는 달리 좌석은 여유가 있었다. 바다가 잘 보이는 명당에 앉아 칵테일을 주문했다. 뒤쪽 DJ부스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 흥겨운 노래, 리듬 사이로 들리는 파도 소리, 예쁜 칵테일, 부족한 게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한동안 락바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며 발리를 그리워했을 정도다. 
로맨틱한 디너 '키식'
아야나의 씨푸드 레스토랑 '키식'. 로맨틱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이 기다린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아야나의 씨푸드 레스토랑 '키식'. 로맨틱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이 기다린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열대과일로 만든 칵테일 한 잔을 마신 후 쿨하게 일어섰다. 다들 탐내는 명당 자리에도 미련이 없었다. 락바 옆의 해산물 레스토랑 '키식(Kisik)'에 가는데 뭘. 
키식에선 랍스터·새우·오징어·생선 등 원하는 대로 골라 직원에게 주면 구워준다. 해산물이 신선한 데다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 해산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락바보다 사람이 적고 자리마다 촛불이 켜져 있어 매우 로맨틱했다. 락바에서 바라본 노을, 키식에서의 로맨틱한 식사는 다음 번 발리를 꿈꾸게 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 두 사람이 네 사람으로 늘었으니, 우리는 또 언제 발리를 가게 되려나.  
인도양에 있는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럭셔리한 풀빌라가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인도양에 있는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럭셔리한 풀빌라가 많다. [사진 아야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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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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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